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평화 향해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싶어요”

등록 2018-05-02 19:07수정 2018-05-02 20:10

광주 지혜학교 120명 평화 도보기행
1~4일 파주~연천 평화누리길 54㎞
한반도 전운 돌던 지난겨울에 계획
평화도보기행에 나선 광주 지혜학교 학생과 교사들.                    지혜학교 제공
평화도보기행에 나선 광주 지혜학교 학생과 교사들. 지혜학교 제공
“남북이 반걸음 뗐으니 북-미 간에도 반걸음 더 나가겠지요.”

학생들과 평화 기원 도보기행에 나선 광주 지혜학교 장동식(54) 교사는 1일 “내딛는 발걸음이 경쾌하다”고 말했다. 중고교 통합과정 미인가 대안학교인 지혜학교 학생 120명은 4일까지 경기도 파주~연천 평화누리길 54㎞를 걷는다. 이들은 첫날 파주시 임진각과 인근 비무장지대도 둘러봤다. “학생들도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진전됐다고 보더라고요. 평화 국면에 돌입한 거지요. 하지만 아직 실행까진 많은 단계가 남아 있다는 데 공감하면서 걷고 있습니다.”

지혜학교는 전쟁 위험이 고조됐던 지난 겨울방학 때 학생들과 함께 평화도보기행 행사를 기획했다. 평화를 상상하기 힘든 시절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한 것이다. ‘ㅍ(파주, 평화) 기행’의 주제는 ‘평화를 상상하다: 좋은 전쟁, 나쁜 평화는 없다!’는 것으로 정했다. 천천히 걸으며 대화도 나눈다. “종전이 되고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군대는 안 가도 될까?”,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이 연애하는 것은 가능할까?”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안정은(17)양은 “남북 정상이 손을 마주 잡았을 때 알 수 없는 울컥함과 전율을 느꼈다. 평화의 바람을 맞으며 평화의 길을 걷고 평화를 향해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2015년부터 3년 동안 도보기행을 했다.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학생들은 해마다 팽목항에서 출발해 60~70㎞의 길을 걸으며 세월호 인양과 진상 규명 등을 외치기도 했다. 아이들은 긴 시간 걸으며 천천히 생각하고 스스로 성장한다. “걷기는 책상에서 배우는 것과 달리 몸으로 겪는 거잖아요? 지식을 체화하는 것이죠. 책에서 배우는 것은 남의 문제인데, 직접 걷게 되면 내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로를 배려하는 팀워크도 생기고요.”

장 교사는 “평화학의 관점에선 모든 종류의 폭력이 사라진 상태를 평화라고 합니다. 한반도의 전쟁을 끝내는 것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왕따’,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 등이 불러오는 일상의 폭력까지 종식시키는 평화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54㎞의 평화도보기행이 일상 속에서의 평화를 위해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지혜학교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