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교육] 2015개정교육과정 선택 과목 안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고교생 진로선택 과목 들어야
서울시교육청 안내서 발간해
과목별 내용·특성·관련학과 소개
관련학과-과목 기계적 대입 말고
학생 희망과 진로 등 고려해
융통성 있게 적용해보길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고교생 진로선택 과목 들어야
서울시교육청 안내서 발간해
과목별 내용·특성·관련학과 소개
관련학과-과목 기계적 대입 말고
학생 희망과 진로 등 고려해
융통성 있게 적용해보길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고등학교 과정에는 진로선택 과목이 생겼다. 이전에는 보통 과목과 심화 과목으로 나누었으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일반선택 과목과 진로선택 과목으로 분류가 바뀌었다. 진로선택 과목은 고교를 졸업할 무렵 허둥지둥 학과·진로를 정하지 말고 고교 1학년 때부터 고민해 학과·진로를 결정하고 해당 과목을 이수하라는 뜻으로 들어간 것이다. 진로선택 과목은 종류가 다양하다. 과목명만으로 어떤 걸 배우는지 분명하게 드러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지난 4월20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정보연구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선택과목 안내서>(이하 안내서)를 내놓았다. 안내서는 270쪽으로 일반고에서 주로 선택하는 과목을 중심으로 과목의 학습 내용과 특성, 관련 학과 및 연관 직업 등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 누리집(www.jinhak.or.kr)→대학진학정보→대입정보 코너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어떤 과목과 관련된 대학 학과 또는 직업이 안내서에 소개돼 있더라도 반드시 그 학과나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안내서에는 “여기서 안내하는 학과 관련 선택 과목은 하나의 예시이므로 학생의 희망 진로 등을 고려해 융통성 있게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적혀 있다.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 김해용 연구사는 “대학마다 인재상이 다르고 같은 학과라고 해도 특성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또 대학에 따라서는 학과 단위로 학생의 전공 역량을 보기보다는 계열 단위로 학생을 파악하기도 한다”며 “안내서에서 어떤 전공에 필요하다고 권고하는 과목을 100% 이수하지 못했더라도 불이익을 받는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대학별로 모집 단위에 따라 신입생들이 고교에서 이수해야 할 과목을 권장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대의 경우 2021학년도 모집 때 탐구교과는 사회 3과목과 과학 3과목 또는 사회 2과목과 과학 4과목을 이수하고, 생활/교양교과에서는 제2외국어나 한문 중 1과목 이수를 권장한다. 한국사는 탐구영역에 반영하지 않는다.
■ 국어 ‘고전읽기’ 한문 작품만 읽는 것 아냐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국어 일반선택은 화법과 작문, 독서, 언어와 매체, 문학 등이다. 이 가운데 매체 분야를 빼놓고 나머지는 수능 시험에 나온다. 진로선택 과목은 실용국어, 심화국어, 고전읽기 등인데 모두 수능 출제 과목이 아니다.
실용국어는 고교 졸업 뒤 바로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 심화국어는 상급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권장한다. 안내서는 실용국어에 대해 “일상생활 및 직업생활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기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관련 학과로 국문과·국어교육과와 함께 관광경영학과나 비서행정과 등을 들고 있다. 관련 직업도 법률사무원, 출판물 편집자 등을 제시한다.
‘고전읽기’ 과목은 뭘까? 학생들은 한문으로 된 문학작품을 읽는 시간인가 생각할 수 있다. 안내서 집필에 참여한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김용진 국어교사는 “고전읽기라고 해서 고어로 된 문학작품만 읽는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인문·사회·예술·문화·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백년이 지나도 가치를 인정받는, 말 그대로 고전의 반열에 든 작품을 읽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도연명의 <도화원기> 같은 한문 문학작품만 읽는 게 아니라 고대 로마의 황제이자 철학가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등도 교재가 될 수 있다.
김 교사는 “고전읽기 과목은 정해진 교과서가 없다. 교사가 직접 교재를 선택해 수업한다”며 “물론 학생들의 학업 수준 등을 고려해서 너무 어려운 작품은 선택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목 취지로 볼 때 동서양의 모든 고전 작품이 학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고전읽기 과목은 심도 깊은 인문학 교양을 습득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권장한다. 안내서는 관련 직업으로 인문사회계열 교수, 철학연구원, 언어학 연구원 등을 들고 있다.
수학 진로선택 과목으로는 실용수학, 기하, 경제수학, 수학과제 탐구 등이 있다. 실용수학은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경제·경영·금융 분야에서 수학이 많이 활용되고 있으므로 인문계열이라 할지라도 경제·경영·통계 관련 학과 진학을 원하는 학생에게 추천하는 과목이다. 수학과제 탐구는 스스로 주제와 계획을 수립한 뒤, 직접 수행활동을 하는 식으로 구성돼 있다. 관련 직업으로 자연과학 교수, 컴퓨터시스템 연구원, 암호알고리즘 개발원, 보험계리사, 금융리스크 매니저, 통계학 연구원 등이 있다.
영어 진로선택 과목은 실용영어, 영어권 문화, 진로영어, 영미 문학 읽기 등이다. 이 가운데 실용영어와 관련해 안내서는 “영어나 일반선택 과목군의 교과목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해 실생활에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고, 진로 분야와 관련된 영어 이해 능력과 표현 능력의 기초를 다지는 과목”이라고 소개한다.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대상이다. 진로영어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 영어권 문화는 영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지역·문화권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려는 학생들을 위한 과목이다. 관련 직업으로 항공서비스학과, 관광통역과 등이 있다. 영미 문학 읽기는 영문학을 전공하거나 큐레이터, 문화평론가, 동시통역가 등을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안내서는 영어 과목별 필요한 어휘 수를 제시했는데 실용영어는 2000단어, 영어권 문화는 2200단어, 진로영어는 2500단어, 영미 문학 읽기는 3000단어다.
■ 학교에서 원하는 과목 개설 안 될 때는?
사회 진로선택 과목은 여행지리, 사회문제 탐구, 고전과 윤리 등이다. 안내서 집필자인 영동고 한창운 사회교사는 “여행지리는 요즘 사람들이 여행도 많이 가고, 관광·항공 분야 직업이 많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나온 과목”이라며 “사회문제 탐구는 기존 사회문화 과목과 비슷하지만, 현대사회의 각종 현안과 문제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본다.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싶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과목”이라고 설명했다.
고전과 윤리는 기존 윤리와 사상 과목의 연장선에 있는데 이보다는 좀 더 심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진로선택 과목은 성격상 기본 공통 과목이나 일반선택 과목을 들은 뒤 수업을 듣는 게 효과적이다. 일선 학교는 올해 여름방학 무렵 학생들의 수요 조사를 해서 2학년이나 3학년 학생을 상대로 개설할 것으로 보인다.
진로선택 과목을 개별 학교에서 모두 개설할 수는 없다. 소수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은 담당 교사를 100% 배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시교육청은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과 거점형 선택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연합형은 인근의 2~4개 학교가 모여 특정 교과목을 정규 수업이나 방과후, 주말을 이용하여 개설한다. ‘학교간 협력 교육과정 온라인 지원시스템’(sen.go.kr/collacampus)을 통해 수요 조사를 할 계획이다. 거점형은 어떤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인근의 학교 학생들이 개별 참가해 수업을 공유하는 방식다. 안내서 20쪽에는 2018년도 서울시 거점형 교육과정 운영 학교 53곳 59개 과정이 소개돼 있다.
김태경 <함께하는 교육> 기자 ktk7000@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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