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지난 2017년 8월8일
숨 가쁘게 달려온 고3 수험생활 상반기가 끝났다. 오늘(8월7일) 기준으로 어느덧 수능 D-100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오는 11월15일 시행될 예정이다.
9월5일 치러지는 ‘9월 모평’이라는 큰 산이 하나 남았지만, 지난 6월 모평 결과를 놓고 봤을 때 ’불수능’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이재하 중일고등학교 교무운영부장(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은 “전반적으로 국어, 수학, 영어 모두 2018학년도 수능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전년도 수능에 비해 난도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6월 모평서 영어 1등급 비율이 반토막(4.19%, 2만1762명) 났거든요. 2018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10.03%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습니다. 절대평가 도입 뒤 학생들이 영어를 ’쉽게 본 탓’도 있습니다. 영어는 ‘기본기’라 생각했던 상위권 학생들도 바짝 긴장하게 됐지요.”
9월 모평을 비롯해 11월 수능 당일까지 남은 100일 동안의 ‘단거리 수능 마라톤’을 어떻게 펼쳐야 할지 현직 교사 및 입시 전문가를 통해 알아봤다.
9월 모평이라는 큰 산부터 제대로 넘어가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모평 채점 결과,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 140점, 수학(가) 145점, 수학(나) 141점이다. 2018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134점, 수학(가) 130점, 수학(나) 135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셈이다.
수능 100일을 앞둔 시점에서 6월 모평 결과 외에 또 하나 중요한 체크 포인트는 바로 ‘9월 모평’이다. 특히 오는 9월5일 실시하는 9월 모평은, 반수생까지 합류하기 때문에 고3 ‘현역’ 수험생들이 실제 수능 결과를 조심스레 점쳐볼 수 있는 시험이기도 하다.
2019학년도 수능 100일 남아
6월 모평서 ’영어’ 1등급 반토막
현장 교사 등 ‘불수능’ 예고하기도
오는 9월 모평서는 반수생 합류
’불수능’ ’물수능’ 휘둘리기보다는
영어 등 구문독해 제대로 해보고
수학 ’수능연계교재’ 기초로 봐야
’감’ 중요한 한국사 하루 30분 필수
평가원은 2019학년도 수능 응시 예정자의 학력 수준을 파악한 뒤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 9월 모평을 실시한다. 9월 모평은 수시 원서접수를 코앞에 두고 치르는 만큼, 수시 전략을 세우는 데도 중요하게 활용된다. 입시 담당 지도교사와 대부분의 학생들이 9월 모평 가채점 결과를 두고 자신의 ‘수능 최저 충족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혜남 문일고등학교 교사(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부장)는 “6월 모평의 경우 교육 과정상 일부 과목에서 제한된 범위를 출제했지만, 9월 모평은 수능 출제 영역과 동일하게 전 범위에서 나온다”라며 “평가원은 <교육방송>(EBS) 수능 교재 등 출제 연계를 문항수 기준 70%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이비에스 교재 등을 꼼꼼하게 짚어보는 수험생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대학 합격기원 타종행사'에서 소원지를 쓴 뒤 줄에 묶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주요 대학 등 수능 4개 영역 반영
수능 100일 카운트 시점부터는 수험생 자신에게 최적화된 학습 전략으로 ‘실제 점수’를 끌어올리는 게 필요하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본인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며 “상·중·하위권별 공략법을 달리해 ‘맞춤형’ 수능 대비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상위권 학생의 경우 국어, 영어, 수학, 탐구 등 4개 영역에서 고른 점수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영역별로 하루 공부 시간을 고르게 안배해 ‘꾸준함의 힘’으로 고득점을 지켜내야 한다.
수험생 본인의 목표 대학 가운데 1개 대학이라도 수시 모집서 합격할 가능성이 있다면 수시 모집을 준비해야 하지만, 수시 모집에 전략 및 강점이 없는 수험생이라면 정시 모집에 집중해야 한다.
남 소장은 “정시는 수능이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로, 대부분의 주요 대학에서 4개 영역의 점수를 모두 반영한다. 그러나 수시에서는 수능 등급을 최저학력기준 형태로 반영하며,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3개 영역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고려대 일반전형의 경우 인문?자연계열 모두 4개 영역을 반영한다. 연세대는 국어, 수학, 탐구 영역 외에 영어 영역은 대학에서 지정한 필수 등급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4개 영역을 반영하는 것과 다름없다.
일부 교대 및 의학계열 가운데 4개 영역을 반영하는 곳이 있지만, 대부분은 2~3개 영역만을 반영한다. 남 소장은 “따라서 이러한 대학이 목표가 아니라면 본인 목표 대학에 따라 2~3개 영역을 선택해 집중 학습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즉, 모든 영역의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은 4개 영역을 고르게 학습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4개 영역 중 우선순위를 정해 비중을 달리하여 학습하는 것이 대입 지원에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어,영어...‘긴 지문 공포’ 극복하자
수능 4개 영역을 100일로 나누면 1개 영역에 25일이라는 ‘순수 공부 시간’이 확보된다. 중·상위권 학생들은 국어의 경우 ‘문제 풀이 시간 줄이기’, ‘실수로 틀린 문제 유형 파악하기’, ‘변별력 있는 문항 대비하기’ 등의 전략을 짤 수 있다.
중위권의 약점 가운데 하나는 시간 부족 문제다. 국어 영역의 문제 유형별 접근법을 다시금 챙겨, ‘긴 지문’에 대한 공포를 줄여나가는 게 핵심이다.
이재하 교사는 “평소 수능 시험 1교시에 대한 상황을 떠올려보며, 긴장 상태에서도 지문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며 “긴 지문을 마주했을 때 문단별 핵심 문장 찾아내 밑줄 긋기, 글 전체에 나타난 주제를 한 문장으로 써보기 등을 해보면 좋다”고 설명했다.
하위권은 기본기를 다지는 것만으로도 점수를 올릴 수 있다. 이비에스 수능 연계 교재를 반복해 풀어보면서 ‘지문에 대한 감’을 익혀보고 오답 노트를 정리해보는 것도 좋다.
영어의 경우 독해 지문 속 주요 문장과 뒷받침 문장을 빨간 펜으로 괄호를 치면서 분류해보고, 복잡한 구문을 만나더라도 문장 하나를 주어와 동사, 목적어 등으로 끝까지 쪼개보는 것도 방법이다. 김혜남 교사는 “독해 지문을 백 개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어렵다고 느끼는 다섯 개 문장을 제대로 분석해본 경험이 수능 실전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중·하위권 모두, 영어는 ‘단어’를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합니다. 모르는 단어 및 숙어를 형광펜 표시한 뒤 작은 수첩 등에 써서 등하교 시 반복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수학·탐구...고난도 문항 풀고 중위권 도약
수학은 이비에스(EBS) 교재 연계율 70%에 달하는 21개 문항이 기본 문항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하위권부터 상위권까지 연계 교재를 통한 개념과 유형 반복 학습이 중요하다.
기본 유형은 말 그대로 ‘빨리 풀어 점수 내야 하는 문제’다. 자신 있게 풀어낸 뒤 고난도 문항으로 넘어가야 수능 등급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이 교사는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수학 나형의 경우 함수, 다항함수의 미분, 순열과 조합 등을 살펴보고 수학 가형의 경우 미분법, 공간도형과 공간벡터 단원에서 고난도 문항 연습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 및 과학탐구 영역은 오히려 ‘100일 동안의 역전’이 가능한 과목이다. 특히 4~5등급 학생들에게는 ‘괜찮은 점수를 딸 수 있는 영역’으로 통한다. 개념 이해 및 암기를 토대로 문제를 푼 뒤 오답노트를 만들다 보면 제법 ‘재미’가 붙기 때문에 중하위권 학생들의 ‘찬스 영역’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위권 학생은 쉬운 참고서를 선택해 매일 1시간 이상 꾸준히 공부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9월 모평에서 중위권 도약을 목표로 해보는 것이다. 중위권의 경우, 그동안의 오답노트에서 특별히 자주 틀린 단원이나 개념을 수첩에 항목별로 적어본 뒤 ‘집중 체크’하는 것이 좋다.
상위권은 탐구영역에서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혜남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의 아쉬운 점은, ‘알면서도 실수한다’는 것이다.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게 관건이고, 고난도 문제 풀이를 시도하며 ‘득점’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도 가볍게 봐서는 안 됩니다. 하루 30분은 한국사 문제를 풀면서 ‘감’을 유지해야 해요. 수험생이라면 근현대사 등 자신이 약한 파트를 스스로 분명히 알고 있을 겁니다. 어렵고 복잡해 보인다고 포기하면 그만큼 점수 확보가 안 되는 것도요. 일주일에 3~4시간은 ‘한국사 문제 풀이’ 시간을 배치해 꾸준히 훑어보는 게 중요합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