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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MODU 주목! 생생 인터뷰] 과학으로 밝히는 정의, 법과학자

등록 2018-10-31 17:01수정 2018-10-31 18:49

과학으로 밝히는 정의

도시가 점점 거대해지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범죄 방법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 망 속에서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확한 수사 방식이 필요하다. 무고한 사람의 자유를 훼손하지 않고 감춰진 진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법과학이다.

■직업인 인터뷰

“기초과학을 꾸준히 공부하고 관찰력과 끈기를 길러보세요“

유제설 법과학자(순천향대학교 법과학대학원 교수)

Q. 일반 과학과 법과학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A. 일반 과학과 크게 구별되지 않지만 법과학은 매우 종합적인 학문입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죠. 일반 과학처럼 분석적인 면도 있지만 거기에 해석을 포함합니다. 과학적으로 증거를 분석하고 주관적 평가의 해석을 더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수사관의 통찰이 개입됩니다. 이를테면 이 지문이 저 사람의 지문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왜 이 지문이 그 사람의 것인지 평가와 증명을 해야 합니다. 현장에 이 지문이 있었다는 걸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 논리적으로 접근해야죠. 또 그 행동이 범죄의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는지 평가해야 합니다. 즉, 범죄와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하죠. 법과학은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들의 의미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학문입니다. 그러한 해석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분야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왜 그 사람의 행동이 범죄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증명해야 하니까요.

Q. 법과학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과목을 가르치나요?

A. 법과학 개론, 지문, 혈흔 형태 분석, 법 사진 등을 담당합니다. 이 중에서 법 사진은 일반 사진보다 빛을 더 많이 다룹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빛을 찍어야 하기 때문이죠. 특수한 환경에서 뭔가를 찾아내 기록하는 일이므로 자외선, 적외선 등을 활용합니다.

Q. 교수님의 전공이 궁금합니다.

A. 석사는 과학수사학, 박사는 범죄학을 공부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수사관들의 관점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범죄를 다루는 사람들, 즉 수사관이나 법과학자들이 어떻게 하면 과학기술을 잘 받아들이고 훈련해서 현장에 도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Q. 법과학자가 되려면 일반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A. 저는 경찰대학 졸업 후 경찰 근무를 15년 정도 했습니다. 그 후에 법과학을 연구한 경우입니다. 그러나 학부 때부터 기초과학을 전공하는 것을 권합니다. 법과학은 물리, 화학, 생물 등의 기초과학 능력이 매우 필요한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또 기초과학의 기반이 단단하지 않으면 응용과학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기초과학을 철저히 공부할 수 있는 과정을 추천합니다. 물론 과학에 대한 지식만큼 현장 경험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범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법과학자나 분석가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Q.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A. 크게 관찰력과 끈기를 꼽고 싶습니다. 법과학자는 현장이나 실험실에서 사물을 관찰하여 증거나 단서를 끌어내는 사람입니다. 감각적으로 관찰하는 능력이 필수죠. 예를 들어, 지문을 떠야하는 물건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이 물건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내려면 전략을 잘 세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물건이 지나온 역사에 대해 많은 정보가 들어와야 합니다. 어디에 있었고,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었는지 등 하나의 사물을 통해 역사를 추론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능력이 관찰력입니다. 과학적 사고도 관찰에서 시작됩니다. 논리는 관찰을 통해 만들어지고 새로운 것은 그 논리 속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는 부분입니다. 자신이 관찰력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면, 사물을 쉽게 보지 않고 현상의 원리를 궁금해 한다거나 그 안에서 특별하거나 규칙적인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는지 검토해보세요.(웃음) 다음으로 끈기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매달려 분석하는 자질을 뜻합니다. 이 과정은 정성과 몰입 등의 부수적인 자질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 사건에서 하나의 지문이 발견됐습니다. 이와 대조할 수 있는 지문이 100명 정도 나온다면, 끈기 있게 일일이 확인해야 합니다. 과거에 일어났던 미제 사건이 지문으로 해결되는 이유는 컴퓨터가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지문의 식별이 더 빨라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앉아서 지문을 더 볼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렇듯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끈기 있게 결과를 분석하는 자질이 중요합니다.

Q. 언제 보람을 느끼나요?

A. 오래된 미제 사건을 해결했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가장 인상적인 사건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사건 속에서 지문을 통해 신원을 밝혀냈을 때 뿌듯합니다.

Q. 4차 산업사회라고 하는데, 과학수사나 법과학 분야에서 어떤 영향을 받고 있나요?

A. 법과학 교육 분야를 예로 들면, 현재 가상현실을 사용한 과학수사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드론을 활용해 사람이 쉽게 도달하기 어려운 현장을 수색하고 기록하는 것도 4차 산업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살인 사건 등을 포함하는 범죄 현장은 여전히 일일이 손과 발, 눈으로 조사해야 합니다. 아무리 가상이나 무선 등의 기술이 발달할지라도 범죄는 매우 직접적이고 물질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사람의 손으로 직접 처리해야 하는 것이 많습니다. 일부 분야에서 4차 산업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은 4차 산업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Q. 법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과열되어 있는 범죄에 되도록 늦게 노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과학을 꾸준히 공부해 과학적 사고가 몸에 배길 바랍니다. 법과학자는 증거를 다루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또 작은 목표라도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해보길 추천합니다.

※ 기사 전문은 청소년 진로 매거진 월간 MODU 11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www.modumagazine.com

글 이수진 · 사진 오계옥

씨네21 MODU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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