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 내에서 성평등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평등 지수가 높은 북유럽에서는 어떤 국가 정책을 펼치고 있을까? 대한민국 청소년 7명이 ‘성평등 시범 파견대표단(Korean Youth Delegation for Gender Equality Program)으로써 핀란드로 향했다. 청소년이 직접 경험하고 온 핀란드의 기관에 대해 소개한다.
사회보건부:젠더국(Ministry of Social Affairs and Health: Gender Equality Unit)
젠더국은 젠더 불평등을 전담하고 있는 국가 기구다. 젠더 관련 정책을 개괄하며 각종 핀란드 젠더 통계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1년에 한 번씩 성평등의 날을 주최한다.
우리는 이 기관에서 핀란드 성평등에 대한 역사와 각종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핀란드의 여성 참정권은 1906년부터 인정되었고, 1907년에는 여성 국회의원 수가 10%에 도달했다. 현재도 정치권 내에서 많은 권력을 갖고 있으며, 성평등 상위 3위 국가로써 자리 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여성 의원 수 감소, 성별에 따른 직종 분리 등의 문제로 성평등 문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직종 분리와 여성 대상 폭력이 최근 지목되는 심각한 문제점이다. 남성은 일반 기업, 여성은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중이 높아 자연스레 급여 차이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다음은 성평등부(Gender Equality Unit)다. 2001년 설립됐으며, 성별영향평가, 성주류화를 지원하고 있다. 핀란드는 성평등 문제에 대해 ‘이중 전략(장애물은 없애고 의사결정에 있어 젠더감수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구한다. 주 목적은 노동시장에서 성평등 증진, 직장과 가정·육아의 조화 촉진, 교육과 스포츠 분야에서 성평등 증진, 남성의 웰빙과 건강 증진, 다양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성 의견 반영 등이다. 또한 30명 이상의 직장에서는 성평등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성평등의회(Council of Gender Equality)는 젠더국의 산하 기관로 1972년에 설립되었다. 국회 대표자, 연구원과 NGO 전문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Subcommittees(분과위원회)를 새롭게 임명하고, 다음 정권을 위한 성평등 정책, 프로그램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부모가 각각 6개월씩, 그리고 부모가 함께 6개월 동안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6+6+6’ 정책이 팀원들의 눈에 띄었다.
핀란드 저널리스트 협회(The Union of Journalists in Finland)
핀란드 저널리스트 협회에는 다양한 매체와 핀란드 내 언론인 90% 이상이 포함돼 약 1만 4천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각종 핀란드 내 성평등 자료와 연구 결과 및 수치를 제공하며, 미디어 매체 속 여성이나 남성에 대한 태도의 중요성과 젠더 이슈는 모두를 위한 혜택이라는 관점을 강조하는 협회다.
현재 핀란드 내에서도 ‘미투(Me too) 운동’이 있었다. 조사 결과 56%가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협회 측은 이런 이슈는 많이 회자될수록 더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답했다.
저널리스트 협회는 인터뷰 대상과 인터뷰를 풀어내는 관점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우리는 한국의 경우 성범죄에 대해 언론이 다루는 태도가 문제되는 경우가 많은데, 핀란드에서는 이 경우 어떤 식으로 규제하는 지 물었다. 협회 측은 그런 태도를 절대 허용하지 않으며, 바로 해고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한다고 답했다.
특히 핀란드 언론은 18세 이하 미성년자를 취재할 경우 트라우마가 남지 않도록 규제하고, 인종, 출생지, 종교, 성적 취향, 성별 등의 모든 권리는 보장될 수 있도록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명확했다.
저널리스트 협회를 살펴본 결과, 핀란드는 언론의 자유화가 보장돼 있어 정치계의 언론에 대한 압박이 없었다. 자료와 수치도 잘 정리되어 있었으며, 미디어 소비량이 높아 결과적으로 언론사의 질도 높았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한국 언론사에 대한 조언으로 저널리즘은 모두의 것이며 언론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정치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평등 옴부즈맨(Ombudsman for Equality)
평등 옴부즈맨은 평등법을 준수하고, 감독한다. 평등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홍보하기도 한다. 핀란드의 평등법은 법적인 평등 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의 평등까지 이르러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평등 옴부즈맨은 차별 문제에 대해 집단 간 분쟁이 있을 경우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직장과 학교 등 사회 각 영역에서 성평등 상황을 주시하고, 성평등 보고서를 작성해 4년에 한 번씩 국회에 보고하고 있다.
옴부즈맨은 변호사 출신 한 명이며 각 기관에 1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전화, 이메일, 웹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익명으로 옴부즈맨에 문의할 수 있었다. 실제로 직장 내 성불평등을 경험한 내용과 임신으로 인한 차별에 대한 문의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최근에는 가정 폭력 문제가 대두되고 있어 개인 사생활에 대한 법적 침해 관련 내용을 국회에 제출하며 더 평등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핀란드 여성단체 협회(NITKIS)
다양한 여성 단체가 소속된 핀란드 여성단체 협회는 1988년에 설립되었으며 11개의 산하 기관이 존재한다. 실제 업무는 공공 행사 및 세미나 진행이다. 대표적인 행사는 매년 11월 25일 UN이 지정한 여성 폭력 근절의 날에 진행하는 ‘Light, not violence' 캠페인이다. 매해 핀란드 내 10~20명의 여성이 가정폭력으로 사망하는데 이를 근절하기 위해 진행한다. 또한 국제적인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협회 내 산하 기관에는 남성 직원도 포함돼 있었다. 성소수자 단체인 ‘SETA’와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었으며, 정보를 공유하고 여러 행사를 주최할 수 있는 데에는 수많은 단체가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파견 참가 손수민 팀원의 한 마디
기관 방문과 함께 핀란드 청소년과의 만남, 토론 그리고 문화체험 등으로 이루어진 파견 일정은 앞으로 사회에 나갈 우리에게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대한민국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파견 활동이 장려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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