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모평
재수생 합류하는 ‘미니 수능’
국어 비문학 점점 어려워져
문법 틀리지 않아야 고득점 가능
과학기술 등 낯선 지문 익혀야
영어, 절대평가라고 방심은 금물
사탐은 개념 정리 노트 만들길
재수생 합류하는 ‘미니 수능’
국어 비문학 점점 어려워져
문법 틀리지 않아야 고득점 가능
과학기술 등 낯선 지문 익혀야
영어, 절대평가라고 방심은 금물
사탐은 개념 정리 노트 만들길
6월 모평 어떻게 대비할까
“6월 모의평가는 11월 수능 난도를 미리 체감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지요. 이 시험 결과를 토대로 아이들 대입 전략을 새로 짜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재하 대전 중일고등학교 교사(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의 말이다. 고3 수험생들은 당장 다다음주로 다가온 중간고사 준비는 물론, 오는 6월 모의평가(모평)까지 대비하며 바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6월 모평은 ‘미니 수능’이라고도 불린다. 매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난이도와 문제 유형 등이 6월 모평에서 첫선을 보인다.
6월 모평은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직접 출제하고, 전국의 재수생도 본격 합류하는 시험이다. 재학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이야기다. 상징성이 큰 만큼 학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 입시 전문가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불수능’에 덴 탓에 올해 6월 모평의 난이도와 문제 유형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 올해 입시 포인트부터 톺아보자
오는 11월14일로 예정된 2020학년도 수능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서류 간소화, 논술전형 모집인원 감소 등 수험생들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수험생 수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것도 올해 입시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교육통계를 보면 올해 수험생 수는 51만241명으로 2019학년도(57만661명)에 견줘 6만420명이 감소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수험생 수가 줄었다고 대학 가는 문이 넓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맞춰 신입생 모집정원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고, 무엇보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상위권 경쟁률이 낮아질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0학년도 대입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치르는 마지막 수능인 만큼 ‘엔(N)수생’들이 대거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재학생들이 불리해질 수 있는 요소다.
올해는 수시 학종 선발 인원이 소폭 늘었다. 2020학년도에는 전체 모집인원의 24.6%인 8만5604명을 학종으로 뽑는다. 8만5209명(24.4%)을 선발한 지난해보다 선발 인원과 비율이 약간 늘어났다. 학종 수시모집에서는 수시 선발 인원의 31.7%인 8만5168명, 정시모집에서는 정시 선발 인원의 0.6%인 436명을 뽑는다.
전체 선발 인원의 42.4%, 수시 선발 인원의 54.8%인 14만7345명을 학생부 교과전형(교과전형)으로 선발한다. 교과전형은 수시에서 모집인원 규모가 가장 큰 전형으로, 14만4340명(54.3%)을 뽑은 지난해보다 선발 인원과 비율이 증가했다. 김진훈 숭의여고 진로진학부장교사는 “교과전형은 주로 중위권 이하 대학이나 지방 대학에서 선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입시 전략을 짤 때 참고해 교과전형에 필요한 내신 성적 등을 잘 얻어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국어 고난도 지문 철저히 대비를
11월14일 수능이라는 결전에 앞서 처음 치르는 평가원 모의고사라, 재학생들도 영역별 전략을 잘 세워 고득점을 받고 싶어 한다. 고3 교실에서는 ‘수학만큼 어려운 게 국어’라는 말이 나온다. 상위권 학생들도 국어 비문학 지문 내용 파악에 시간을 꽤 빼앗기기 때문이다. 김진훈 교사는 매일 시간을 정해두고 비문학 지문을 3∼5개씩 읽은 뒤 수첩에 간략히 정리해볼 것을 권한다. 생명공학, 유전과 진화, 천체와 물리 등 생소한 주제가 나오면 그야말로 아이들 머릿속이 백지가 되기 때문에, 평소 이런 영역을 다룬 신문 기사 등을 읽어보면 기본 개념 정리에 도움이 된다.
국어 ‘화법과 작문’ 영역에서는 실수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 영역에서는 15문제가 출제된다. 여기서 풀이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고난도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문법 역시 출제 요소가 정해져 있는 만큼 답을 빨리 골라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상위권은 변별력을 갖춘 고난도 문항 및 지문에 집중해야 한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문학 분야에서 자료 해석 및 작품 분석, 관련 작품을 비교·감상하는 유형에 약점을 많이 보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비해야 한다. 독서 영역은 낯선 개념을 제시하는 인문 또는 과학 분야 정답률이 낮은 편이다. 조금이라도 잘 모르는 개념이 나오면 반드시 오답노트 등에 정리해야 한다. 이때 스마트폰 메모 앱이나 태블릿피시 등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수첩에 손으로 직접 옮겨 써보는 게 기억에 오래 남는다. ‘국어 영역 필수 개념 수첩’ 등 자신만의 공책을 만들어 자주 틀리는 문법 문제나 인문·사회 용어 등을 정리해두면 11월 수능 레이스까지 큰 자산이 된다.
■ 사탐, 단순 암기로는 고득점 힘들어
최근 수능 사회탐구(사탐)에는 시사 이슈와 표 분석 등을 연계·분석하는 문항이 자주 나온다. 사회과 개념을 단순 암기하거나 사건 연표를 외우는 것만으로는 고득점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사탐은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영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 교사는 “6월 모평 전까지 교과 주요 핵심 개념을 1회독 이상 해보면 좋다. 문제 풀이의 기본은 개념 정리이기 때문”이라며 “국·영·수 등 주요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할 시간이 적은 영역인 만큼 한번 볼 때 제대로 본다는 생각으로 정리해두라”고 충고했다. 특히 사탐은 한 문제를 맞히느냐 틀리느냐에 따라 1, 2등급이 오르내린다. 상위권 학생의 경우 국·영·수에만 집중하다가 사탐, 한국사에서 최저 등급을 못 맞춰 최종 합격을 못 하는 등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영·수에서 거뜬하게 1∼2등급을 받았는데, 한국사 5등급에 걸리는 것이다.
■ ‘영어 90점’ 방심해선 안 된다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90점만 넘으면 1등급’이라는 생각으로 소홀히 하는 수험생도 많다. 하지만 손쉽게 1등급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학습량을 대폭 줄이면 실전 감각은 단연 떨어진다. 평상시 90점 초반 점수를 받는 학생이라면 모평이나 수능에서 2등급 성적표를 ‘각오’해야 할 수도 있다.
이 소장은 “대표적인 고난도 문항인 빈칸 추론의 경우, 선택지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유추하며 훈련해보길 추천한다”며 “듣기와 어휘는 매일 일정한 양과 시간을 정해 꾸준히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문 이해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 나올 때마다 해당 문장들을 노트에 따로 적어둬야 한다. 문장구조를 파악하는 과정을 정리한 뒤 반복적으로 해석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빈칸 추론, 독해 등 자신의 약점을 뚜렷하게 파악한 수험생들은 해당 유형을 반복적으로 풀어봐야 한다. 문제 유형뿐 아니라 단어의 경우도, ‘내가 고3인데 아직까지 이 단어를 몰랐다니’라는 식으로 부끄러워하면서 뜻을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반드시 그게 더 큰 약점이 된다. 김 교사는 “6월 모평을 50여일 앞둔 상황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지금부터 제대로 해보자’라는 생각”이라며 “모평 준비 기간인 지금과 그 뒤 결과를 전략적으로 분석하는 게 수험생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6월 모평은 재학생의 경우 학교에서 일괄 신청하며, 졸업생은 출신 고등학교나 사설 학원에 신청해야 한다. 응시료는 1만2천원이다. 검정고시 합격자 등 출신 고교가 없는 수험생은 주소지 관할 시험지구 교육청 또는 학원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접수(응시) 가능한 학원 현황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 누리집(www.suneung.re.kr) 공지사항에 올라와 있다. 접수기간은 지난 1일부터 오는 11일(토요일 및 공휴일 제외)까지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첫 모의평가가 치러진 6월2일 오전 여의도여고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2018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가 열린 6월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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