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접수시간 연장 지시
200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 마감일인 28일 접수대행사이트 서버가 연쇄적으로 마비되면서 4시간 이상 불편을 겪은 수험생들은 각 대학과 교육부의 안일한 준비자세에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 오전 9시 40분께 각 대학 홈페이지에 연결된 원서접수 대행사이트 세 곳에 수험생이 몰리면서 인터넷 사용 속도가 느려지다가 급기야는 서버가 잇따라 다운됐다.
이때문에 정오에 원서를 마감하기로 했던 연세대ㆍ서강대ㆍ한양대ㆍ한국외대ㆍ성균관대ㆍ명지대는 오후 5시, 오후 3시 마감예정이었던 이화여대는 오후 7시까지 원서접수 시간을 각각 연장했다.
또 이날 오후 5시에 마감이 예정됐던 고려대는 논의 끝에 29일 오후 5시까지 하루 더 접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교육부는 모든 대학에 긴급지시를 내려 접수마감시간을 1차로 이날 오후 5시까지 연장한 뒤 불편이 계속되면 29일 오후 5시까지 연장해 수험생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했다.
이번 사태는 올해 서울시립대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 현장접수를 받지 않고 인터넷을 통한 접수만 받는데다 막판 눈치 작전이 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350여개 대학의 원서접수를 `유웨이(www.uway.com)'와 `어플라이뱅크(www.applybank.com)', `어플라이114(www.apply114.com)', `어플라이포유(www.apply4u.com)'등 4개 대행업체가 모두 맡아 소규모 업체인 `어플라이포유'를 제외한 3개 업체의 서버가 연쇄적으로 다운됐다.
수험생 안모(18)군은 "모든 접수내용을 입력하는 순간 확인 페이지가 뜨지 않아 당황스럽다. 일생이 걸린 일인데 대학측의 준비가 너무 미흡한게 아니냐"고 말했고 정모(18.양)은 "원서접수 대행업체가 3∼4곳 밖에 안되면 미리 대책을 세워놨어야 하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디(IDㆍ이용자신분)가 `navy'인 네티즌은 "오전 10시부터 결제가 되지 않더니 오후 2시가 되도록 다운돼 있다. 대학 입학처와 접수대행사 전화는 불통이고 도대체 피말려 죽일 작정이냐"고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적었다.
아이디 `reddevil'은 "마감 직전까지 눈치보는 게 잘못인가. 마감 직전에 수험생이 몰릴 것을 예상해 서버증설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고 `911no'는 "아주 욕이 저절로 나온다. 지난해도 접수사이트 서버가 다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1년 동안 무슨 준비를 했느냐"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수험생과 가족들은 다운된 원서접수 대행사이트에 수십차례에 걸쳐 접속을 시도하면서 애를 태웠다.
반면 일부 수험생과 네티즌은 "대학이 마음대로 접수시간을 연장하면 경쟁률만 치솟고 일찍 접수한 사람은 손해보는 기분이다. 누구는 눈치 작전을 할 줄 몰라서 먼저 접수한 줄 아느냐"며 반발했다.
원서접수 대행사인 `유웨이'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서버를 100% 이상 증설했지만 대행업체가 극소수다 보니 한 회사의 서버가 다운되면 다른 회사에 수험생이 몰려 또 다운되는 등 연쇄 마비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는 낮 12시 40분께 서버를 두 배 이상 증설하는 등 긴급복구에 나섰으나 원서를 접수하려는 수험생이 워낙 많아 마비 상태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준상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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