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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황우 순천제일대 교수가 연구실에서 그동안 벌여온 기부 활동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변황우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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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부 대상 받은 변황우 교수
농촌·복지시설 아이들에게
찾아가는 로봇과 코딩 교육
전국 돌며 대회 40여번 치러
혼자가 아니라 학생들도 동참
주는 게 아니라 배우는 공간
건강 허락하는 한 계속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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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황우 순천제일대 교수가 연구실에서 그동안 벌여온 기부 활동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변황우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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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3일에 열린 ‘제8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대상’에서 개인 부문 수상을 한 변황우 순천제일대 교수는 “조그마한 재주를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고 보람됐다”고 몸을 낮췄다. 로봇·코딩 교육을 통해 소외된 아이들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주는 등 교직에 몸담은 이후 20여년간 봉사활동을 해온 것이 수상 이유로 꼽힌다. 기부 대상은 교육부 주관으로 2012년부터 시작됐는데, 교육기부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기관이나 단체 및 개인을 선정하여 상을 준다.
변 교수는 2003년 교육인적자원부 주최 ‘전국 전문대학 교수학습 연구대회’ 대상, 2017년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중소기업청장상, ‘2017 에너지인력양성사업’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2019 직업능력 유공자 포상’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는 등 상복이 많다.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수법 개발과 현장 맞춤형 인력 양성 등으로 남다른 교육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의 기부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교육기부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1998년부터 간헐적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해오기는 했다. 그러다가 ‘순천 로봇토피아 전국대전 2005’라는 로봇 대회를 하면서 본격화했다. 지역 인사들과 함께 엔지오(NGO) 단체인 카오스로봇사랑회(현 한국창의로봇교육협회)를 만들어 대회를 진행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의미 있는 대회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회복지시설 학생들과 농촌 학생들을 참가시키기로 했다. 학생들에게 로봇을 무상으로 나눠 주고 코딩 교육을 했다.”
―로봇과 코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학교에서 로봇과 코딩 등을 가르치고 있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 육성이 필요한데, 소규모 농촌학교나 사회복지시설의 유치원생·초등학생 등은 소외돼 있었다. 그래서 이들을 대상으로 코딩 및 로봇 문화교실을 운영했다. 일종의 과학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차원이었다.”
―로봇과 코딩 문화교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초등 저학년은 로봇을 조립하는 것을 배우고, 초등 고학년 이상은 프로그램을 짜는 것을 한다. 1~2시간에 걸쳐 진행되는데, 금방 익숙해진다. 고급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스스로 더 공부해야 한다. 로봇이 비싸기 때문에 로봇을 제공해주는 것이 아이들의 참여를 손쉽게 해줬다.”
―전국적인 로봇 대회를 많이 열었다.
“처음엔 순천을 비롯하여 여수, 광양, 목포 등 전남 지역을 위주로 했다. 그러다가 충북, 대구, 강원, 부산, 대전, 경기 등으로 확대했다. 초등학생·중학생이 참여하는 로봇 대회 27건, 유치원생이 참여하는 창의력 대회 15건을 대회장 또는 운영위원장으로서 꾸렸다. 모두 2만8천여명의 선수가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참가비가 없고, 로봇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로봇을 무상제공하거나 빌려주기도 한다.”
―그 활동이 이제 15년이 넘었는데.
“1998년부터 따지면 20년 정도 됐다. 요청이 있을 경우 고등학교를 방문해 로봇, 드론, 3D 프린팅 등 재능기부 강연을 하거나, 청소년과 시민, 병원 환자들을 찾아가 로봇 캠프, 전시회 및 로봇 공연을 하기도 했다. 또 올해는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 등이 주최하는 ‘10월의 하늘’ 강연에도 참여했다. 과학자가 되고 싶은 50여명의 학생이 귀를 기울였다. 전국 100개 도서관에서 동시에 진행된 아주 뜻깊은 자리였다.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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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황우 순천제일대 교수가 지난 10월23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게서 교육기부 대상을 받고 있다. 변황우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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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도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소개해달라.
“13년 전쯤 황전초등학교라는 농촌학교에서 로봇 교육을 했는데, 그중 한 학생이 그해 로봇 대회에 참석해 동상을 받은 뒤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됐고, 또 친구들을 괴롭히던 문제 학생에서 오히려 도와주는 배려의 학생으로 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더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또 한번은 사회복지시설에 간 적이 있다. 교육이 끝났는데도 아이들이 가지 않고 우리의 곁에 더 남아 있으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부모의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찡했고, 더 많은 교육 나눔을 하는 계기가 됐다.”
―교육기부를 하면 변 교수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가진 작은 재주를 나눌 수 있어 매우 행복하고 보람을 느꼈다. 또 나는 이런 활동을 혼자 하지 않고 항상 대학생들과 같이 해왔다. 이들도 봉사 참여에 매우 만족한다. 나는 교육 기부가 일방적으로 내 것을 나누어주는 행위가 아니라 공동체적 삶과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그래서 오히려 내가 배우게 되는 학습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기부 활동을 언제까지 계속할 계획인가?
“퇴임 때까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겠다. 전공 교육뿐 아니라 교육기부도 나의 경쟁력과 전문적인 영역이 될 수 있음을 나는 이번 수상을 통해 절감했다. 주변의 동료 교수에게도 다양한 교육기부 활동을 제안하겠다. 아직도 교육기부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이 있다고 생각된다.”
―교육기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이 있다면?
“교육기부 분야가 좀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물품 등 경제적 지원이나 노력봉사, 문화봉사 이외에도 국가적으로 미래의 인력 양성을 위한 최첨단 과학 분야에도 다양한 교육기부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강연했는데 그들의 미래가 변할 수 있음을 느꼈다. 이제 과학을 넘어 인문학,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교육기부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학생들은 체험학습을 매우 좋아하니 어렵고 힘든 학생들도 다양한 체험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국가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교육 관련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0여년 전 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에 참여해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함께 고교 평준화를 이끄는 데 힘을 보탰다. 최근에는 중학교 배정 방식에 대한 시민과 교육청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도 역할을 했고, 올바른 교육감 선거를 위한 시민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교육 현안 해결에 동참했다. 또 순천청소년축제 축제위원으로서 청소년들의 토론문화 육성 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토론은 두달간 트레이닝을 하면서 진행하는 깊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김학준 선임기자
kimhj@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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