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우리를 제한하는 유일한 것은 우리의 상상력입니다” 에릭 요한슨: Impossible is Possible

등록 2020-03-02 14:54

하늘로 올라간 양털이 구름이 되거나, 달의 서비스팀이 직접 모양을 바꿔 보름달이 만들어지고…. 사진의 퀄리티도 놀랍지만 작품 속 요소 하나하나를 만드는 장면은 더 놀랍다. 엉뚱한 상상력과 치밀한 기술력으로 가득한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의 작품 세계로 초대한다.
Cumulus & Thunder, 2016 © Erik Johansson
Cumulus & Thunder, 2016 © Erik Johansson

뭉게구름과 번개의 재료는?

‘구름과 양, 좀 닮지 않았나?’ 에릭 요한슨은 몽글몽글하고 하얀 구름에서 복슬복슬한 양을 떠올렸고, 그 아이디어를 그대로 렌즈에 담았다. 작업자가 가위로 열심히 양을 다듬고 있지만 사실은 여러 개의 풍선에 솜을 붙여 만든 모형이라고. 검은 양이 부스스 흩어지는 중인 걸 보니 곧 먹구름이 끼고 비가 올지도 모르겠다.

Full Moon Service, 2017 © Erik Johansson
Full Moon Service, 2017 © Erik Johansson

보름달 교체하러 왔습니다

2016년 늦여름에 촬영하고 2017년에 발표해, 약 8개월에 걸쳐 만든 작품이다. 라이스페이퍼와 대나무로 만든 등, 전구로 7개의 여러 빛깔 달을 표현했다. 매일 달을 갈아 끼우러 오는 ‘풀문 서비스(Full Moon Service)’ 직원의 트럭에 붙은 월령(달의 위상을 1일 단위로 표시한 것) 차트, 교체할 때 필요한 장비까지 꼼꼼하게 준비했다.

Leap of Faith, 2018 © Erik Johansson
Leap of Faith, 2018 © Erik Johansson

미지의 세계로 한 걸음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원제를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영어 제목에서 느껴지는 직관적인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풍선 하나만을 믿고 걷고 있지만 낭떠러지로 떨어지기 직전인 남성의 위태로운 모습과 ‘맹신’으로 번역되는 제목 때문인지 작품의 분위기가 마냥 밝지만은 않다.

■ Exhibition Information

기간 3월 29일(일)까지

시간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입장 마감 오후 7시 20분)

장소 성남큐브미술관

관람료 성인 1만3000원, 청소년 1만 원

전시기획사 CCOC 강욱 대표
전시기획사 CCOC 강욱 대표

“에릭 요한슨의 상상 속에서 잠시나마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기를”

전시기획사 CCOC 강욱 대표

Q.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진가, 에릭 요한슨은 어떤 사람인가요?

에릭 요한슨은 중학생 때부터 아버지에게 생일선물로 받은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사진 기술과 포토샵 작업을 익혔어요. 놀라운 것은 사진 속에 나오는 모든 요소를 직접 찍고, 자신의 상상을 스케치한 형태대로 요소들을 합쳐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는 거죠. 공학을 전공한 덕에 그 누구도 해보지 못했던 200~300개의 레이어가 있는 사진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해요.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보니 1년에 약 8점 내외의 작품만 만들 수 있답니다. 그는 지금도 모든 작업을 혼자 하는데요, 사진의 리터치, 추가되는 아이디어, 색감 구현과 출력 과정 감수, 심지어 ‘BTS(Behind The Scene)’라고 부르는 작품 제작 영상도 직접 만들죠. 이것이 에릭이 꾸준히 좋은 작품을 만드는 비결이기도 하고요. 지금 전시작들도 에릭이 직접 출력을 하고, 감수하면서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 작품에 사인을 한 뒤 보낸 것들이에요. 작품 속 에릭의 사인을 찾는 재미도 느껴본다면 좋겠네요.

Q. 에릭 요한슨의 아시아 첫 순회전이 한국에서 열렸는데요, 어떻게 전시를 기획하게 됐나요?

2017년 예술의전당에서 개최한 <무민 원화전>을 진행하면서 무민의 나라 핀란드와 스웨덴을 방문했어요. 그때 지인이 ‘에릭 요한슨’이라는 스웨덴 사진작가를 알려주었고요. 처음 그의 도록과 포스터를 보자마자 한국에서 정식으로 그의 개인전을 개최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거라는 확신을 받았답니다. 이후 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 에릭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연락이 닿게 됐고, 지난해 첫 전시를 열게 된 거죠. 초반에 섭외를 포기했다면 아마 이번 전시도 없었을 거예요.

Q. 조금 더 심혈을 기울인 전시 구성이 있다면요?

무엇보다 BTS를 함께 보여주는 연출이 기존 그의 전시와는 다른 점입니다. 작품의 완성 과정을 보여준다면 훨씬 흥미로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작품만 보면 모두 실제로 제작하고, 찍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환상적이고 새로우니까요. 그래서 제작 과정 소개 영상을 작품과 함께 전시했고, 관람객은 물론 에릭도 이 구성을 마음에 들어 했죠. 또 이전에는 20~30점의 작품만 다뤘다면 한국 전시에는 작품 50점은 물론 2개의 신작을 더 공개했어요.

Q. 관람객이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관람 포인트’를 짚어주세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커다란 모래시계 모양 섬에 숨은 포클레인, 평화로운 마을의 언덕 위, 아주 연약한 나무지렛대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커다란 돌, 밤과 낮을 바꿔주는 사람 뒤에 숨은 검은 고양이 등등…. 소풍에서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작품 속 아주 작은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Q. 이번 전시를 한 뼘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가 작품을 구성하는 데 영감을 받은 마그리트, 에셔, 달리 등 화가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된 분들이라면 작품 감상에 훨씬 도움이 될 거예요. 지금 스톡홀름 사진 박물관 ‘포토그라피스카’에서도 전시가 열리고 있으니 혹시 스웨덴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들러보세요. 마지막으로 관람객이 직접 작품의 모델이 되어보는 포토존도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글 전정아 · 사진 제공 CCOC

전정아 MODU매거진 기자 jeonga718@modu1318.com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