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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재량껏 등교 결정 하라는데…” 집단감염 주변 학교들 ‘혼선’

등록 2020-05-28 22:03수정 2020-05-29 02:42

서울 강서지역 중3만 등교 방침에
자체 등교 연기…원격수업 전환 진땀

도봉구 교사 “평가 때문에 등교 강행…
문 닫으면 학교가 책임 떠안아”
전국 838개교 일정 재조정
등교한 학생 가운데 서울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강동구 상일미디어고등학교와 이웃 초등학교가 28~29일 이틀 동안 등교를 중지했다. 사진은 28일 상일미디어고 교문에 붙은 ‘등교 정지’ 안내판. 연합뉴스
등교한 학생 가운데 서울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강동구 상일미디어고등학교와 이웃 초등학교가 28~29일 이틀 동안 등교를 중지했다. 사진은 28일 상일미디어고 교문에 붙은 ‘등교 정지’ 안내판. 연합뉴스

“등교수업 관련 사항을 학교가 재량껏 결정하라곤 하지만, 그만큼 책임이 뒤따르기도 하잖아요. 학교가 방역에 대해선 잘 알지도 못하고….”

서울 강서구 송정중학교 학부모 노수진씨는 28일 이렇게 말했다. 이 학교는 얼마 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미술학원과 가까운 곳에 있는데, 교육당국이 주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등교 일정만 미뤄 3학년은 예정대로 27일에 등교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송정중은 감염을 우려하는 교사와 학부모 의견에 따라 등교를 이틀 뒤로 미뤘다. 교사들은 이틀치 등교수업 계획을 부랴부랴 다시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느라 진을 뺐다.

서울 성동구의 한 초등학교는 27일 예정이던 1·2학년 개학을 6월1일로 연기했는데, 실제로 등교할지 여부는 추후 다시 공지하겠다고 이날 학부모들에게 알렸다. 다음주 월요일에 학교를 갈 수 있을지 없을지 주말이 다가오도록 가늠하기가 어려워져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 이 학교 학부모는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이렇게 번지는데 학교를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서울 강서구 미술학원 등 코로나19의 지역별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중심으로 등교에 대한 불안과 혼란이 잇따르고 있다. 교육부가 28일 오전 기준으로 집계한 현황을 보면, 예정됐던 등교수업 일정을 조정한 곳은 전국 유·초·중·고교 2만902곳 가운데 4%인 838곳이다. 경기 부천 251곳, 인천 부평 153곳, 인천 계양 89곳 등 물류센터발 감염 확산에 따라 선제적인 조처로 문을 닫은 곳이 가장 많다. 서울 117곳, 경북 구미·상주 186곳, 충남 천안·아산 28곳 등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제기된 곳에서도 등교를 못 하는 학교가 나오고 있다. 가정학습 등 교외체험학습을 이유로 등교하지 않은 학생은 5만4190명이었다. 학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 우려해 부모가 보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긴급관계장관회의 뒤 브리핑에서 “등교수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상황이 더 엄중한 지역은 교육부가 유연하게 재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별·학교별로 코로나19 확산 정도나 위험도가 다르므로, 등교 관련 결정을 중앙정부가 일괄적으로 하는 대신 지방정부와 학교에 맡긴 기존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서울·경기·인천 교육감이 한 긴급회의에서도 이런 원칙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등교 여부를 결정하는 부담과 책임을 학교 현장에 전가하는 것이 적절하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 중3이 처음 등교했던 27일, 서울 강남구 한 중학교 교사는 “사실 매시간 두려웠다”고 했다. 확진자 한명이 학교와 가까운 음식점을 방문했는데, 그곳은 학생들도 자주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도봉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사실상 평가 때문에 등교수업을 강행한 것인데, 일부 학교만 문을 닫으면 ‘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결국 학교가 학부모 불만 등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원형 이유진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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