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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모두의 아트] “내게 있어 세상은 상식에 대한 도전이다”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INSIDE MAGRITTE>

등록 2020-06-30 17:18

환상적인 초현실주의 ‘예술’이 증강현실과 멀티미디어라는 ‘기술’을 입고 눈앞에 펼쳐진다. 벨기에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소개한 아시아 최초 멀티미디어 전시, 이탈리아 밀라노와 피렌체가 열광한 전시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나보자.
사진 제공 지엔씨미디어
사진 제공 지엔씨미디어

사람의 아들, 1964, 캔버스에 유채, 116x89cm
사람의 아들, 1964, 캔버스에 유채, 116x89cm

■ 전시 정보

기간 9월 13일(일)까지

장소 인사 센트럴 뮤지엄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휴관일 없음)

관람료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3000원

■ Mini Interview

“마그리트의 뜻처럼 작품의 해석보다 생각에 젖는 시간을 갖기를”

지엔씨미디어 전시기획팀 황솔아

Q. 르네 마그리트라는 인물이 궁금해요.

1898년생 벨기에에서 태어난 르네 마그리트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14세가 되던 해, 정신병을 앓던 어머니가 강가에 몸을 던져 사망하면서 ‘자살한 여자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됐죠. 그는 화가라는 꿈을 좇기 위해 충격과 상실감을 딛고 벨기에 왕립학교에 입학하게 되는데요, 입체파와 미래파의 영향을 받아 작업하던 어느 날, 우연히 조르조 데 키리코의 <사랑의 노래>라는 복제화를 보고 큰 감동을 얻습니다. 이를 계기로 초현실주의 화가의 길을 걷게 된 마그리트는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을’ 그릴지 고민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작가인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등과 교류했지만, 꿈의 세계와 무의식을 중시하던 프랑스 초현실주의자와는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게 됐죠.

불가능을 시도하다_작품 앞에 서있는 르네 마그리트, 1928
불가능을 시도하다_작품 앞에 서있는 르네 마그리트, 1928

Q. 그들의 스타일을 따르기보다 독자적인 영역을 걷게 된 거군요.

맞아요. 대표적으로 ‘데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인데요. 이는 일상 속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사물을 확 바꿔 결합해 상식을 깨고, 사고의 일탈을 유도하는 방법이에요. 이것이 이후 현대 예술과 대중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됐고요. 또 르네 마그리트는 복제 이미지도 원작과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고 여겼어요. 자신의 작품을 보고 해석하기보다 생각에 잠기길 바랐고요. 현대 기술을 통해 재해석했기 때문에 작가의 바람대로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깨부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기획전이랍니다.

Q. 이번 전시는 대규모 전시 공간을 채운 미디어 아트가 인상 깊은데요. 큐레이터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기획한 것은 어떤 부분이었나요?

미디어 전시라고 해서 단순히 영상만 틀어놓는 게 아니라 작가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지식이 전달될 수 있도록 집중했습니다. 명상하고, 사색에 잠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을 만족시키며 감정적인 해방감을 선사하는 게 기획 의도였거든요. 또 관람객이 색다른 방식으로 연출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요.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접하는 시대순 나열의 연대기와는 다르게 키워드별로 공간을 구성해보는 이의 흥미를 끌었죠.

Q. 전시를 기획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마그리트의 대표작이 모두 중요하게 느껴져 좀처럼 추려지지 않았던 게 어려웠어요.(웃음)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기획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한 작품씩 고르는 방법을 썼는데, 각자가 선택한 작품과 본인의 분위기가 닮아 아주 흥미로웠던 기억이 나네요. 이처럼 마그리트는 시기별, 지역별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했던 대표적인 작가이므로, 한 사람이 남긴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화풍이 다양해요. 마그리트와 그의 작품에 대해 잘 모르는 분도 전시장에서 ‘취향 저격’을 당한 작품이 있으리라 장담합니다.

대조적인 개념이 함께하는 27개의 '빛의 제국' 작품 시리즈 중 5개 작품을 음악과 함께 영상으로 재해석한 감상 공간. 사진 제공 지엔씨미디어
대조적인 개념이 함께하는 27개의 '빛의 제국' 작품 시리즈 중 5개 작품을 음악과 함께 영상으로 재해석한 감상 공간. 사진 제공 지엔씨미디어

Q. 그렇다면 전시작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빛의 제국> 시리즈와 1953년, 커미션으로 진행한 벨기에 카지노 벽화 <마법에 걸린 왕국> 시리즈를 꼽을게요. <빛의 제국>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인 ‘낮’과 ‘밤’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이럴 때 우리가 느끼는 매혹적인 힘은 한 편의 ‘시’ 같다고 표현했던 마그리트의 설명이 무척 와 닿았어요. <마법에 걸린 왕국> 시리즈 또한 소개할 수 있어 기쁩니다. 제작 당시 나이가 많아 거동이 불편했던 마그리트가 이렇게 거대한 벽화를 디자인했다는 사실에 굉장히 존경심을 느꼈어요. 또 작품 속에 마그리트의 전 생애에 걸친 상징적인 요소와 의미가 모두 담겨 있기도 하고요. 다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시기가 온다면 꼭 벨기에 ‘크노케 카지노’에 가서 직접 이 벽화를 보고 싶네요.

Q. 전시를 한 뼘 더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준비물’이 있다던데요.

이번 미디어 전시를 준비하며 개발한 ‘아트픽’이라는 증강현실 포토 애플리케이션이 있어요. 이 앱으로 마그리트 작품에 등장하는 중절모를 쓴 남자를 상상하며 만든 캐릭터와 함께 색다른 사진을 찍어보세요. ‘안녕 인사동’에서만 촬영할 수 있는 특별한 테마 기능도 있답니다. 미리 다운받아 온다면 전시장 밖에서도 마그리트와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Q. 마지막으로 관람객에게 꼭 추천하는 관람 포인트를 짚어주세요.

전시장 곳곳에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1~2분 남짓의 다큐멘터리 영상이 있어요. 쉽고 빠르게 마그리트를 소개하기 때문에 꼭 챙겨보면서 관람하길 바라요. 예술가의 삶과 작품에 대해 공부할 수 있지만 지루하거나 심심하지 않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답니다. 지적 호기심과 감동, 체험과 인생 사진까지 전부 얻어갈 수 있으리라 자부합니다.

글 전정아 ‧ 사진 지엔씨미디어

전정아 MODU매거진 기자 jeonga718@modu131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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