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 인터뷰/윤응진 한신대 총장
대학 총장 인터뷰/윤응진 한신대 총장
한신대학교는 여느 사립대와는 달리,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데 힘써 왔다는 진보적 면모가 강하다. 기독교 교육학자이면서 목사인 윤응진(55) 총장은 ‘진보 대학’이라는 한신대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데 힘쓰겠다는 점을 무엇보다도 강조했다. 신학대에서 1980년 종합대로 전환한 이후 29개 학과 5500여명의 학생이 다니는 규모로 성장한 이제, 한신대의 존재 이유를 재확인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종합대 전환 26년 ‘진보 정체성’ 되살리기
“종합대로 변신한 뜻은 사회 변혁을 위한 기독교적 기여, 곧 교회와 사회를 변혁할 이론 체계를 개발하고 그 이론을 실천할 일꾼들을 양성하는 데 있습니다. 또다른 일반 사립대가 되자는 게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는 한신대의 전신인 조선신학교가 일제 통치기인 1940년 개교할 때의 설립 이념과도 닿는다고 했다. 미국인 선교사들의 영향이 강했던 기독교계에서 한국인 손으로 한국인 기독교 지도자를 양성하고 세계적 수준의 신학을 일구려 했던 설립 정신은, 유신 독재와 군부 정권의 억압에 맞서 민주화와 평화통일,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투쟁하며 고난을 감내해 온 역사로 드러나 왔다. 박정희 정권이 휴업령을 내리고 전두환 정권은 신입생 모집을 정지하며 탄압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았다고 했다.
윤 총장은 한신대를 한마디로 “꿈이 있는 대학”이라고 소개했다. “세상을 더욱 인간다운 삶의 환경으로 변화시키려는 역사의식과 사명감을 지닌 인재를 키우려는 꿈 말입니다.” 이렇게 대학 구성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한데도 “한신대가 어디에 있지?” 하며 묻는 이들이 아직도 적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 실제 보다 과소평가돼 있다고도 느낀다. 한신대의 “진보적 전통을 현재화하려는 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그는 진단했다.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진보 학계의 혼란과 정체성 위기가 영향을 줬고, 한신대의 종합화 과정에서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을 빚어 에너지를 소진한 점도 작용했다고 본다. 그래서 학생·교수·교직원·이사회 등 학교 구성원들의 화합과 협력을 이끌어내어 ‘질적 도약’을 이루는 데 힘쓰겠다는 다짐을 거듭 강조했다.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89년 한신대 교수로 부임한 윤 총장은 학문 연구에 전념하는 학자로 남기를 바랐지만, 지난해 9월 총장의 중책을 맡게 됐다고 한다. 지식인보다 지성인 양성 교육철학 1950년대 서울 수유리에 터를 닦은 한신대는 1980년대 초 경기 수원 남쪽 병점캠퍼스를 마련해 종합대로 거듭났다. 수원·오산·화성 등 지역사회와 어우러지는 ‘지역 거점 대학’으로서, 진보 이념을 개발하고 실험하는 장이 되고자 한다고 윤 총장은 말했다. “학부모들이 눈앞의 입시보다 좀 더 멀리 내다봤으면 해요. 지식인보다 지성인을 양성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학생들도 살아가는 동안 이웃과 사회를 위해 어떻게 기여할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하기 위해 숙고했으면 합니다.” 윤 총장은 자신에게도 한국신학대학 시절이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 수 있도록 도와 주겠다는 꿈’을 품게 된 전환점이 되었던 것처럼 많은 젊은이들이 한신대에서 그런 소중한 계기를 맞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윤 총장은 한신대를 한마디로 “꿈이 있는 대학”이라고 소개했다. “세상을 더욱 인간다운 삶의 환경으로 변화시키려는 역사의식과 사명감을 지닌 인재를 키우려는 꿈 말입니다.” 이렇게 대학 구성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한데도 “한신대가 어디에 있지?” 하며 묻는 이들이 아직도 적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 실제 보다 과소평가돼 있다고도 느낀다. 한신대의 “진보적 전통을 현재화하려는 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그는 진단했다.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진보 학계의 혼란과 정체성 위기가 영향을 줬고, 한신대의 종합화 과정에서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을 빚어 에너지를 소진한 점도 작용했다고 본다. 그래서 학생·교수·교직원·이사회 등 학교 구성원들의 화합과 협력을 이끌어내어 ‘질적 도약’을 이루는 데 힘쓰겠다는 다짐을 거듭 강조했다.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89년 한신대 교수로 부임한 윤 총장은 학문 연구에 전념하는 학자로 남기를 바랐지만, 지난해 9월 총장의 중책을 맡게 됐다고 한다. 지식인보다 지성인 양성 교육철학 1950년대 서울 수유리에 터를 닦은 한신대는 1980년대 초 경기 수원 남쪽 병점캠퍼스를 마련해 종합대로 거듭났다. 수원·오산·화성 등 지역사회와 어우러지는 ‘지역 거점 대학’으로서, 진보 이념을 개발하고 실험하는 장이 되고자 한다고 윤 총장은 말했다. “학부모들이 눈앞의 입시보다 좀 더 멀리 내다봤으면 해요. 지식인보다 지성인을 양성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학생들도 살아가는 동안 이웃과 사회를 위해 어떻게 기여할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하기 위해 숙고했으면 합니다.” 윤 총장은 자신에게도 한국신학대학 시절이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 수 있도록 도와 주겠다는 꿈’을 품게 된 전환점이 되었던 것처럼 많은 젊은이들이 한신대에서 그런 소중한 계기를 맞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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