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1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4년제 대학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21학년도 대학입학 전형 계획을 변경했다. 논술·면접·실기고사 일정을 조정한 대학이 100곳이 넘고, 실기고사 종목 및 유형을 축소하거나 응시 대상 인원을 줄이기 위해 전형 단계를 변경한 대학들도 많다.
수험생끼리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기고사 종목 및 유형을 줄인 대학은 24곳에 달한다. 성균관대의 경우에는 수시모집 예체능 특기 우수자 전형에서 실기 종목 중 하나인 오래달리기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학별 고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대학 101곳의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하는 수시모집을 앞두고 크고 작게 바뀐 전형들이 많아 수험생들은 지망 학교 입학처 누리집 등을 통해 변경사항을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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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으로 전환한 면접고사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면접고사 방식과 일정도 상당 부분 변경됐다. 연세대는 10월10일로 예정했던 수시 논술고사를 수능 뒤인 12월7일~8일로 바꿨다. 논술 일정 변경에 따라 학습전략 및 지원 계획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연세대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면접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영상 면접(업로드)과 현장 녹화 방식으로 변경했다.
고려대도 학생부교과전형(학교추천)과 학종 학업우수전형 면접을 영상 면접(업로드)으로 진행한다. 지원자가 제시된 면접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직접 녹화해 올리면 면접 태도 등을 중심으로 만점 또는 0점(불합격)을 부여한다. 단 학종 계열적합전형, 기회균등전형, 특기자전형 등은 학교 안 고사장에서 영상 면접(현장녹화)이나 화상면접으로 진행한다.
지원자가 영상을 직접 찍어 올리는 영상 면접(업로드)은 다른 대학의 면접이나 논술 일정과 중복되어 지원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전형 일정을 잘 살펴야 한다. 고려대는 학종 전형 면접을 인문계와 자연계를 함께 실시하려 했으나 11월21~22일에 나눠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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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최저’ 적용 안 하는 전형 확인
이화여대 고교추천전형은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 없이 교과 80%+면접 20%로 일괄 합산해 선발한다. 지원자 전원이 면접 기회를 통해 우수성을 평가받을 수 있어 최종 순위 변경이 충분히 가능하다. 학종은 선발 인원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올해 914명(미래인재 844명, 고른기회 55명, 사회기여자 15명)을 뽑는다. 이는 수시모집 단일 전형 중 가장 많은 규모이다. 면접 없이 서류 100%로 평가하며,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두 가지 서류가 포함된다. 지난해와 다르게 제출서류에서 추천서가 폐지됐다는 점이 올해 학종의 특징이다.
올해 입시설명회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주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진행돼 입시 관계자들이 차 안으로 자료집을 전달하고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라디오 주파수로 설명을 들었다. 지난 6월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 주차장에서 열린 종로학원 주최 입시설명회에서 관계자가 학부모들에게 자료집을 넣어주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중앙대는 2020학년도부터 학종 전 전형을 일괄선발로 변경, 면접을 폐지하고 서류 100%로 선발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 변별력이 높은 편이다. 단, 논술전형과 교과전형에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학교장추천전형은 서류평가를 포함해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한다. 서류평가 비율이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학생부 비교과활동도 중요한 평가요소다. 코로나19로 인해 고3 학생들의 3학년 1학기 봉사활동 수행이 불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해 논술과 교과전형, 실기전형 지원자 전원에게 봉사활동 점수 만점을 부여한다.
한양대는 학생부교과전형에서 297명을 선발한다. 면접, 자기소개서는 반영되지 않으며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이수한 과목 전체를 대상으로 정량평가한다. 학년별 가중치 없이 반영 교과에 해당하는 전체 과목의 등급과 이수 단위를 반영한다. 총 1131명을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일반)은 학생부에 기록된 고교 3년 기록에 대해 다수 다단계평가, 횡단 및 연계 평가를 통해 학생의 다양한 역량을 확인한다. 학생부종합평가 100%로 평가되며 일반전형의 경우 학생부 외 제출 서류, 수능최저학력기준 및 면접이 없다.
서강대는 학종 모든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수시에서는 학종과 논술전형으로만 모집하며 모든 전형에 교차 지원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전형에는 복수지원도 가능하다. 모두 면접이 없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으며 100% 서류평가로만 선발한다. 필수 제출서류는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가 있다. 다만 235명을 선발하는 논술전형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으며 국어, 수학(가/나), 영어, 탐구(사회/과학) 4개 영역 중 3개 영역 등급합 6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이다. 논술시험 80%,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10%, 비교과 10%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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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사이언스·인공지능 학과 신설 눈길
올해 수시모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대학별로 인공지능 관련 학과를 신설했다는 점이다. 여대를 비롯한 다수 대학이 4년 전액 장학금, 기숙사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공하며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서울여대는 데이터사이언스학과를 신설해 수시와 정시에서 총 40명을 선발한다. SW융합인재전형(학종)은 디지털미디어학과, 정보보호학과, 소프트웨어융합학과에서만 학생을 뽑는다.
한양대는 지난해 신설해 학종으로만 선발하던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신입생을 올해는 학생부교과로 4명, 학종(일반)으로 28명 모집한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심리학을 접목해 인간의 의사결정과 AI의 중첩 분야를 연구하는 심리뇌과학과를 신설해 학생부교과 4명, 학종(일반) 28명을 선발한다.
숙명여대는 소프트웨어융합인재전형에서 19명을 선발한다. 소프트웨어융합인재전형은 IT공학전공 7명, 컴퓨터과학전공 8명, 소프트웨어융합전공 4명으로 총 19명을 모집한다.
국립 서울과학기술대는 인공지능을 융합한 공학, 인문사회, 예술·디자인 인력 양성을 위해 인공지능응용학과를 신설하고 입학생 전원에게 4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소프트웨어인재전형은 전형 명칭이 특기자전형과 비슷해 특별한 실적을 준비해야 한다는 오해가 있지만 교내 활동 중 소프트웨어, 컴퓨터, 관련 교과 활동과 성취 과정만으로 충분하다.
인공지능전공 정원을 늘린 대학도 있다. 가천대는 인공지능전공에서 150명을 선발한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도 신설해 4개 학과에 정원외로 160명을 선발한다. 첨단의료기기학과, 게임·영상학과, 디스플레이학과, 미래자동차학과 4개 학과에서 모집한다.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결정되고 3년 과정으로 학사학위를 취득하며 1학년에는 등록금 전액 국고 장학금이, 2학년부터는 학비의 50%를 취업한 기업에서 지원한다. 2학년부터는 기업에 출근해 기업 맞춤형 집중교육과 현장실무능력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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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정보포털을 활용하자
수시모집 지원에 앞서 대교협과 교육부가 함께 만든 대입정보포털 누리집 ‘어디가’(
www.adiga.kr)를 적극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무료로 수시모집 지원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지망 대학을 고른 뒤 비교할 수 있다. 전형 유형, 모집 인원, 전형 일정, 전형요소별 반영 비율, 수능최저학력기준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고 등록금 비교도 가능하다. 특히 전년도 입시결과가 공개돼 있어 유용하다. 내신 커트라인 등이 예전보다 분명하게 나와 있어 합격 가능성을 더 정확히 따져볼 수 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