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서울대 의대가 제안했던 대학원 `의생명과학과' 신설 논의가 무기한 보류됐다.
21일 서울대 관계자에 따르면 정운찬 총장은 `황우석 사태'가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측 제안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최근 학장회의에서 밝혔다.
서울대는 "정 총장은 최근 면담을 요청했던 수의대 학생회 간부들에게도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의대측이 제안했던 대학원 의생명과학과 신설 논의는 아예 무산되거나 정 총장이 임기 만료로 물러나는 올해 7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관계자는 "애당초 의대 내부 의견 수렴도 되지 않았고 정원 조정 문제 등 여러 문제가 걸려 있어 지난해 상반기 신설안 제출 이후 논의에 별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의생명과학과 신설 논의를 무기한 보류키로 한 것은 황우석 수의대 교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근거없는 `음모론'에 이번 논의가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황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2004, 2005년 발표했던 인간 배아줄기세포 관련 논문들은 한때 세계적 업적으로 주목받았으나 조사결과 주요 데이터가 날조된 것으로 드러나 올 초부터 징계 절차와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황 교수 일부 지지자들은 "논문조작 사건이 폭로된 데는 인간 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대와 수의대간의 갈등이 깔려 있으며 의대가 의생명과학과를 만들려는 것은 황 교수의 연구 분야를 뺏으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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