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ㅣ이치우의 ‘차이나는 입시 클라스’
일반계고 3학년에 재학 중인 ㄱ 학생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해 로스쿨을 거쳐 장차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한다.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지만, 정시를 대비해 수능 공부에도 꾸준하게 일정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ㄱ 학생의 어머니는 큰 폭의 변화가 있는 2022학년도 대입에 새로운 입시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상담 내내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시 수능 선발 비중이 늘면서 학생부 종합전형과 논술전형의 모집인원은 줄어 ㄱ 학생에게 불리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선택과목이 확대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생부와 수능에도 이에 따른 변화가 많다. 학생부에서 공통 과목과 일반선택 과목은 석차등급과 성취도가 모두 기재되지만, 진로선택 과목은 석차등급 없이 ‘3단계(A,B,C) 성취도와 성취 비율’만 기재된다. 올해 수능은 국어, 수학, 직업탐구 영역에서 ‘공통+선택형’ 구조로 출제되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영역 구분 없이 최대 2과목을 응시할 수 있다.
수시 학생부 교과전형에서 진로선택 과목 반영으로 인한 점수 차이는 크지 않다. 다만 선택과목 수와 진로 분야에 따라 학생부 종합전형의 평가요소인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학들은 정시 자연계열 모집 단위에서 수학의 미적분과 기하, 과학탐구를 지정한다고 미리 발표했기 때문에 과목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물론, 자연계열 상위권에서는 수학의 미적분과 기하 중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결정의 순간은 아직 남아 있다. 이는 3월부터 시행되는 학력평가와 모의평가 결과를 보고 가늠해야 할 것이다.
자기소개서는 4개 문항 5000자에서 올해 3개 문항 3100자로 줄어든다. 지금 고1이 대입을 치르는 2024학년도부터는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될 예정이다. 지난해 고교 프로파일 폐지, 고교 정보 블라인드 확대에 이어 올해 교사 추천서와 일부 대학의 자기소개서 폐지까지 일련의 변화를 보면 학생부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다.
이 때문에 교내 수상 경력은 학기당 한건만 대입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과, 방과 후 활동 결과 미기재, 자율동아리 활동 30자 내 연간 한개 기재, 소논문 기재 금지, 봉사활동 특기 사항 미기재, 진로 희망 분야 대입 미반영 등 달라진 학생부 반영 방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ㄱ 학생이 희망하는 대학에 올해 달라지는 제도를 적용해서 현재 학생부 교과 평균 석차등급(국·수·영·사 2.2등급)과 진로선택 과목의 성취 정도를 가늠해볼 때 진학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수능 성적은 몇점을 받을지 등은 추후 점검해야 한다. 교육과정의 변화 속에 대입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진리도 있다. 학업역량이 우수한 학생은 반드시 합격한다.
이치우 ㅣ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치러진 지난해 9월16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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