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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코로나 2년차, “쌍방향 수업 늘어나 아이들 집중도 높아졌지만…”

등록 2021-03-31 21:10수정 2021-04-01 07:48

코로나19 2년차 개학 한달

“출결·과제 확인 등 소통 높아져
학습태도 지난해보다 많이 개선”

학부모·교사들 긍정적 평가
화상 원격수업 한계 여전하고
방과후학교 운영률도 현장 괴리

교육부 “사유 파악해 활성화 독려”
지난 2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포이초등학교에서 첫 등교를 한 1학년 학생들이 담임교사로부터 알림장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포이초등학교에서 첫 등교를 한 1학년 학생들이 담임교사로부터 알림장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초등학교 4학년 딸과 중학교 3학년 아들을 키우는 직장인 정아무개(44·서울 마포구)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자녀들의 원격수업을 종종 지켜보곤 한다. 정씨는 31일 <한겨레>에 “아이들의 학습 태도가 지난해와 비교해 확연히 나아져서 놀랐다”고 말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늘어나고 코로나19 2년차가 되면서 교사들의 원격수업 요령도 부쩍 나아진 덕분이라는 게 정씨의 생각이다. “과제 하나를 내더라도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내고, 체육 시간엔 실시간으로 ‘푸시업’을 시키고 실제로 하고 있는지 일일이 확인한다. 아이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 2일 시작된 코로나19 2년차 개학이 곧 한달을 맞는다. 교육부는 올해 가장 큰 정책 목표를 ‘학교의 일상 회복’으로 삼고 등교 확대, 방과후학교 활성화, 원격수업 질 향상 등을 꾀하고 있다. 특히 불만이 많던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사와 학생 간에 실시간 소통을 강화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는 화상 수업 외에도 실시간 출결·채팅 등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과제 제시형, 콘텐츠 활용형 수업도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늘리자 학생들의 기초생활이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교 교사는 “지난해에는 제시간에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조차 무너진 학생들이 많았다”며 “올해는 과제 제시형 수업을 하더라도 출결을 실시간으로 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집에 있는 학생들이 시간표에 맞춰 책상 앞에 앉아 있게 됐다”고 말했다.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김진훈 교사(서울 숭의여고)도 “동영상 수업도 출결 확인을 실시간으로 하고 영상을 보도록 했더니 올해는 결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시간 쌍방향, 특히 화상 수업이 원격수업의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들의 발달수준과 교육과정 등을 고려했을 때 이를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게 교육적으로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개학 이후 일부 교장 등 학교 관리자가 ‘전 차시 실시간 화상 수업’을 강요해 현장 교사들과 부딪치는 사례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가 최근 서울 초등학교 교사 3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일 화상 수업을 실시한다는 학교가 82.8%인데 이들의 23.6%는 ‘관리자의 강요’로 전 차시 화상 수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균자 전교조 서울지부 사무처장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라고는 해도 지난해 발달이 많이 지체됐고 전 차시 화상 수업을 받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를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담임교사가 효과적인 방식을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격수업의 한계도 여전하다. 지난해부터 2년째 영어를 제외한 모든 수업을 줌으로 듣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이현호군은 “학기 초에 선생님 질문에 대답을 잘 못하던 친구들은 학년 말에도 대답을 잘 못했다”고 말했다.

2021학년도 첫 등교를 시작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이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엄마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1학년도 첫 등교를 시작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이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엄마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학교 일상 회복’의 또 다른 축인 방과후학교 활성화도 쉽잖은 상황이다. 수도권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수요자가 있음에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학기 47.9%까지 떨어졌던 방과후학교 운영률이 올해 3월8일 기준 74.9%로 회복됐고 운영 예정인 학교까지 포함하면 운영률은 97.8%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초등학교 학부모가 체감하는 현실은 크게 다르다. 교육부가 내놓는 운영률은 교과 보충수업 위주인 중·고등학교까지 포함한데다, 운영은 하되 프로그램 수가 많이 축소된 상황 등은 보여주지 못한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 오아무개(52)씨는 “맞벌이이다 보니 방과후학교에서 돌봄과 사교육을 동시에 해결하고 있었다”며 “올해는 등교도 확대된 만큼 방과후학교가 열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학교에서 전체 학부모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감염을 우려하는 학부모가 더 많으니 1학기에는 운영하지 않겠다고 15일 통보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방과후학교보다 학원을 보내는 학부모가 더 많은 현실을 고려하면 수요자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야 했다”고 짚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미운영 사유 등을 파악해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더욱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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