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18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들이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6월 모의평가(이하 모평)는 ‘미니 수능’이라고도 하잖아요. 재수생을 포함해 치르는 첫 시험이기도 하고요. 이제 딱 한 달 남은 6월 모평에, 며칠 전에는 수능 D-200일이었어요. 5월 한 달 동안의 수험생활이 정말 중요한 듯해요.”
고3 수험생 김채은 학생의 말이다. 6월3일로 예정된 6월 모평이 30일 남았다. 6월 모평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직접 출제하고, 전국의 재수생이 본격 합류하는 시험이다. 재학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이야기다.
특히 국어와 수학 영역에 선택과목제가 새롭게 도입된 2022학년도 수능 대비 첫 모의평가인 만큼 학생과 교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수능(11월18일)을 앞두고 중간평가를 제대로 해볼 수 있는 6월 모평 대비법을 비롯해, 입시에 있어 한고비를 넘어가는 5월 한 달을 충실히 활용하는 법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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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4월 학평 기출 다시 보기
6월 모평의 영역별 출제 범위는 다음과 같다. 국어 영역의 공통과목 ‘독서’와 ‘문학’은 전 범위, 선택과목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도 전 범위를 다룬다.
수학 영역의 공통과목 수학1, 수학2는 전 범위, 선택과목 ‘확률과 통계’에서는 확률(확률의 곱셈정리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다), ‘미적분’에서 미분법(속도와 가속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하’는 평면벡터(좌표평면에서 벡터를 이용하여 직선과 원의 방정식을 구할 수 있다)까지 나온다. 영어 영역과 한국사, 사회탐구는 전체 범위를 다룬다.
다만 아직 선택과목에서의 학습 완성도를 점검하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통과목을 중심으로 자신의 실력을 살펴보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 6월 모평까지 남은 30일 동안에는 공통과목에서 자신의 학습 계획을 실천하는 것과 함께 과목 및 단원별 주요 개념을 차분하게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국어와 수학 영역의 경우 기존의 기출문제와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난 3월과 4월 학력평가(이하 학평) 및 예시 문항을 다시 한번 톺아볼 필요가 있다. 문제 풀이 순서를 구상하고 자신만의 풀이 원칙을 세워두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의 학평을 통해 어느 정도 익숙해진 면이 있겠지만, 아직 수험생들이 자신의 시험 시간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연습하는 과정으로 6월 모평에 대비해볼 것을 권한다.
지난해 6월18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들이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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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일수록 영어 점수 확보해야
인문계열 학생들은 수학 대신 영어 등급을 활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영어가 절대평가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처음 치르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인 만큼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상위권일수록 영어 영역의 학습량을 확보하고 자신이 원하는 점수를 안정적으로 받아두는 것이 올해 입시에서는 아주 중요해졌다.
자신의 대학 입학 계획에 필요한 영어 등급을 정해둔 뒤, 그 등급을 확보하기 위해 꼭 맞혀야 할 문항 수, 문항 유형까지 계산해두는 등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아무리 문법에 강해도 어휘를 모르면 점수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단어 학습은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영어 영역의 빈칸 추론 부분을 자주 틀린다면 그동안의 학습 방법 등을 다시 점검해 봐야 한다. 한 번 틀린 문항은 다시 틀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개념 이해부터 살펴본 뒤 수학 문제처럼 풀이 과정을 한 줄씩 적어 내려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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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목 쉽게 바꾸지 말아야
6월 모평 한 달 전부터 2주 전까지는 자신이 정한 학습 계획을 빈틈없이 실천해야 한다. 6월 모평 2주 전부터는 지난해 수능, 9월 모평, 6월 모평 순으로 기출문제를 살펴보면서 주요 개념을 되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기출문제를 봐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화법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다. 학력평가나 각종 참고서, 문제집과는 다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자주 다루는 문제 형태와 방식에 익숙해져야 ‘입시 체질’이 될 수 있다. 선택지나 발문에 주로 쓰는 용어나 형태에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개념의 변형 과정을 분석하는 데 있다. 개념 학습은 단순히 주요 개념을 외우고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문제에 적용하는 것이다. 실제 기출문제에서 개념을 문제화하는 과정을 분석해 봐야만 실전에서 응용할 수 있다. 기출문제를 풀 때에는 시간을 정해둔 뒤 풀도록 하자.
6월 모평 결과를 국어와 수학 영역의 선택과목 변경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데, 이때에는 반드시 희망 대학의 수능시험 반영 방법과 가산점 부여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정해야 한다.
특히 수학 영역의 경우 지난 3월과 4월 학평에서 미적분 응시자의 성적이 더 높았다는 점만을 고려해 과목을 변경하려 한다면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확률과 통계에 응시한 수험생의 경우 점수 때문에 미적분으로 변경하지 않았으면 한다. 교과 특성상 미적분이 확률과 통계보다 더 수준이 높아 나중에 대비가 훨씬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18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들이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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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살이’가 관건이다
5월2일은 수능 D-200일이었고 오늘(5월4일)은 6월 모평 한 달 전이다. 고3 수험생에게 5월은 3학년 1학기의 핵심이 되는 달이다.
5월에는 학교생활 안팎으로 입시와 관련해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이때까지의 성적이 대입에 반영되므로 내신부터 수시 준비, 수능 학습 등 대입과 관련해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다. 학교생활의 연장선상에서 교과·비교과 모두에 유의미한 전공 관련 활동을 통해 충실하게 학교생활기록부를 마무리할 시점이다.
다양한 교내 대회 및 행사가 이어지는 5월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 주목해야 할 달이다. 대회에 적극 참여해 자신의 학생부를 보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수상의 경우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학기당 1건만 대입에 반영되므로, 자신의 희망 진로와 연관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대회를 하나만 골라 전략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5월, 6월까지는 대회 외에도 적극적인 수업 참여 및 독서활동, 동아리활동 등 3학년 1학기 학생부를 충실하게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자.
5월 초에는 모든 대학이 2022학년도 수시 모집요강을 발표한다. 모집요강이 나오면 관심 대학뿐 아니라 그 대학과 경쟁풀이 겹치는 대학의 자료 역시 꼼꼼히 살펴 전년도 대비 올해 변화 사항, 지원 참고 사항 등을 정리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일부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 제출 서류 등을 완화할 예정이므로, 수시 모집요강 발표 이후에도 틈틈이 추가 변동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전형 방법만 보고 마는 게 아니라 전공별 모집인원, 지원자격, 대학별 고사 일정,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 수시 지원을 위한 핵심 항목들을 모두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 입학처 누리집이나 대입 정보포털 ‘어디가’(www.adiga.kr)에서 지난해 입시 결과를 확인하고 과거 합격자의 전형별 평균 내신 성적대를 함께 참고하면 더 선명한 입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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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제공 프로그램 활용해야
5월은 지금까지의 학습 성취와 생활패턴을 점검해, 여름방학까지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나만의 학습 습관을 새로 짜기에 좋은 시기이다. 특히 수시와 정시 모두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이라면 기말고사 대비 및 수능 학습 간의 균형을 따져 학습 시간을 잘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한 것에 비해 학습 성취가 낮거나 아직 뚜렷한 학습법을 세우지 못한 학생이라면 목표를 새로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때 목표는 ‘기말고사에서 국·영·수 주요 과목 10점 이상 점수 향상’, ‘6월 모평 전 영역에서 2~3점짜리 문항 틀리지 않기’처럼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계획을 짜는 게 좋다.
5월에는 모의논술이나 대학 입학처 설명회, 입시 상담 등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 관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부분 온라인으로 열리는 만큼 학생들의 입장에선 큰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틈틈이 입학처 누리집에 방문해 관련 일정과 참여 방법을 확인하고, 지원 대학에 관계없이 가급적 모든 모의논술에 응시해 실전 감각을 키우는 것이 좋다.
입학처 설명회는 학생 선발의 주체인 대학이 직접 입학 정보를 안내하는 자리로, 해당 대학에 특화된 구체적인 전형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수험생에게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입학설명회 또는 입시상담은 학생보다는 교사 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련 공지사항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 면접·논술 관련 자료 등 학생들이 참고할 만한 입학처 자료들이 사이트에 올라오기 시작하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금부터 본격적인 수시 대비에 들어가야 한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도움말: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