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ㅣ이치우의 ‘차이나는 입시 클라스’
올해 수능에 재도전하는 ㄱ 학생은 지난 3일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가 지난해 6월 모의평가와 실제 수능에 비해 많이 어려웠다며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난감해했다.
국어는 공통 과목인 독서와 문학이 지난해보다 문항 수가 2문항씩 늘어 각각 17문항으로 출제되면서 선택 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에 비해 어려웠다. 대체로 독서의 난도가 높았다는 의견이 많지만, ㄱ 학생은 평소 어려워하던 문학에서 더 애를 먹었다고 한다. 독서는 독서 이론에 대한 단독 지문 3문항, 인문 제재 6문항, 사회 제재 4문항, 과학 제재 4문항으로 출제됐고, 문학은 2021 수능과 마찬가지로 4개 지문을 유지한 채 현대시 3문항, 고전시가와 수필 6문항, 고전소설 4문항, 현대소설 4문항으로 평이하게 출제됐다.
수학은 공통 과목인 수학Ⅰ, 수학Ⅱ에서 22문항,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1개를 선택하는 선택 과목에서 8문항이 출제됐다.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면서 응시자 전체의 수준을 변별하기 위해서는 공통 과목의 난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문과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더 높았을 것이다. ㄱ 학생 역시 문과라 지난해에 비해 4문항을 더 틀렸다. 최근 수능의 출제 경향에 따라 최고난도 문항의 난도는 다소 낮아진 반면 한눈에 보고 풀기 어려운 4점 배점 문항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시험 난도는 높았다.
영어는 신유형 없이 듣기 17문항, 읽기 28문항으로 구성돼 내용 영역별 문항 수와 배점은 2021 수능 체제와 유사했다. 그러나 어휘량이 늘면서 지문의 길이가 다소 길어진데다 어휘 수준도 높아져 2021 수능보다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다. 영어에 자신 있던 ㄱ 학생도 이번 모의고사에서 처음으로 2등급을 받았다. 영어의 경우, 이비에스(EBS) 연계 방식이 100% 간접 연계라 소재는 이비에스 교재와 유사하지만, 지문 자체가 달라져 이비에스 교재를 꼼꼼하게 학습한 학생이라도 낯선 지문을 독해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개념을 이해하고 자료를 해석해 문제를 해결하는 유형이 주로 출제됐다. 선택 과목의 난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 다만, 지난해 쉬웠던 물리학Ⅰ과 물리학Ⅱ는 다소 어려웠다. 심도 있는 개념 이해가 필요한 문항을 출제해 상위권 1~2등급의 변별력을 확보했다. 특히 상반기에는 주로 국어, 수학, 영어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기 때문에 체감 난도가 더 높았을 것이다. 올해부터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구분 없이 17개 과목에서 최대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목표 점수까지 한참 모자라는 ㄱ 학생은 지난해와 같이 사회탐구에서 2과목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6월 모의평가는 실제 수능의 예고편이다. 이를 통해 남은 기간 수능 학습 대책을 마련하고, 수능 선택 과목의 변경 여부 진단, 수시와 정시 비중 결정 등 목표를 향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진짜 수능은 지금부터다.
이치우 ㅣ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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