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전부터 위태로웠다. 6일 오후 1시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의사 표명을 위한 장동건의 1인 시위는 시작하기 전부터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불렀다.
시위 시작 30분 전 이미 500여 명의 취재진과 시민들이 시위 장소인 광화문네거리 교보빌딩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이 시위를 주최한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 관계자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았고 질서 유지를 도와야 할 경찰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낮 12시59분 드디어 장동건이 등장했다. 그 사이 시위 소식을 접한 팬들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교보빌딩 앞을 찾아온 시민들이 순식간에 2천여 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시민들은 장동건이 나타나자 우르르 몰려들었고 자칫 인파에 떼밀려 사람들이 넘어질 뻔한 위험천만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장동건은 제대로 피켓을 들고 서있지도 못한 채 빌딩 앞 화단으로 밀려 올라갔고, 뒤에서 밀려드는 시민들로 인해 시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급기야 장동건은 단 3분 만에 빌딩 안으로 철수했다.
주최측은 사전에 경찰에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신고를 받고 경찰이 달려온 시간은 오후 1시10분께. 3개 중대 가까운 경찰력이 교보빌딩 앞 입구를 차단하며 뒤늦게 질서 유지를 시도했다.
주말에 열렸던 안성기, 박중훈의 1인 시위와 장동건의 그것은 다르다. 비교적 한산한 주말과 달리 월요일 점심시간이 막 지난 시간인 데다 장동건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스타로 대접받고 있는, 말그대로 '톱 스타'다. 외신의 관심 역시 지대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을 예상하지 못한 주최측의 미흡함은 지적받을 만하다. 그렇지 않아도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에 대한 시민의 반응이 예전과 같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이날 안전사고라도 발생했다면 더욱 좋지 않은 인상을 줬을 것이다.
"장동건 오빠가 1인 시위를 한다고 해서 힘을 실어주기 위해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한 여학생은 안전사고를 우려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스크린쿼터 축소가 되면 안되니 시위에 동참한다는 뜻이 더 전해졌으면 한다"며 오히려 주최측의 미흡함을 감싸려 했다.
장동건은 오후 2시30분 국회의사당 정문 앞으로 옮겨 수십여 명의 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물론 오후 5시까지 이 모습을 본 시민은 이보다 훨씬 많았겠지만 교보빌딩 앞에서와 같은 열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시위란 의사를 표현하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방식 중 하나일 텐데 인파를 피해 사람들이 잘 모이지 않는 곳으로 굳이 옮겨 시위를 벌여야 했던 이날의 해프닝이 아이러니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http://blog.yonhapnews.co.kr/kunnom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동건은 오후 2시30분 국회의사당 정문 앞으로 옮겨 수십여 명의 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물론 오후 5시까지 이 모습을 본 시민은 이보다 훨씬 많았겠지만 교보빌딩 앞에서와 같은 열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시위란 의사를 표현하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방식 중 하나일 텐데 인파를 피해 사람들이 잘 모이지 않는 곳으로 굳이 옮겨 시위를 벌여야 했던 이날의 해프닝이 아이러니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http://blog.yonhapnews.co.kr/kunnom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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