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올 여름 프리퀀시 이벤트 증정 사은품.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서한샘(36)씨는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스타벅스 ‘프리퀀시(쿠폰)’ 빨간색 3개를 4500원에 구매하려다 사기를 당했다. 프리퀀시는 스타벅스에서 음료 한 잔을 마시면 한 개씩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스티커로, 일정 기간 내에 17개를 모으면 굿즈(사은품)와 교환할 수 있다. 서씨는 사은품을 얻기 위해 커뮤니티 내 채팅을 통해 프리퀀시를 판다는 ㄱ씨에게 돈을 보냈지만, 프리퀀시를 받지 못한 채 연락이 끊겼다. 서씨는 “소액인데 경찰에 신고하기 번거로워 따로 신고하지 않았다”며 “이런 점을 노린 것 같아 괘씸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에서 스타벅스 프리퀀시를 판매한다고 속인 뒤 돈만 받아 챙기는 사기를 당했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5일 경찰청 ‘사이버캅’ 인터넷사기피해신고 이력을 보면, 서씨가 프리퀀시 구매를 위해 입금한 계좌번호에 대해 최근 3개월 이내 14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같은 계좌번호에 대해 온라인 거래 피해공유 앱 ‘더치트'에는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24건의 사기 피해가 접수됐다. 24건 모두 스타벅스 프리퀀시 피해 사례로, 피해 금액은 대부분 1만원 안팎이었다.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와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프리퀀시 사기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가 여러 명인 것을 보니 상습인 것 같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는 스타벅스 프리퀀시로 교환할 수 있는 사은품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프리퀀시를 애타게 찾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사기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5월11일부터 여름 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하며 아이스 박스와 랜턴 등 5종의 사은품을 공개했다. 지난해에도 스타벅스 ‘굿즈 대란’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사은품을 받으려면 17개의 프리퀀시를 모은 뒤 매일 오전 7시 스타벅스 앱을 통해 예약해야 하는데 대기자가 몰리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매일 오전 6시40분~50분부터 앱에 접속해있는 등 “아이돌 콘서트 예매보다 힘들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사은품 가운데 인기를 모아 품절된 제품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재판매 가격이 10만원을 넘긴 상태다.
이성일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 경정은 “최근 프리퀀시를 이용한 온라인 사기피해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며 “입금 전 경찰청 사이버캅을 통해 사기피해 신고 이력을 미리 조회해보는 것이 도움된다. 사기를 당한 경우 소액이라도 주저하지 말고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 등을 통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