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출석한 조희연 “감사원 고발, 지금도 납득 못 해”

“해고됐던 해직교사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우리사회가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가운데)이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해직교사들을 부당하게 특별채용했다는 혐의를 받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아침 8시44분께 정부과천청사에 출석하며 “아이들 곁을 떠났던 교사들이 교단에 복직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계 화합을 위해서도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특별채용을 진행했다”고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한때 해고됐던 노동자들이나 해직교사들, 해직공무원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우리 사회가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두 차례 법률자문을 받았고 문제가 없다고 해서 특별채용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사익 취한 것도 없고 법률상 해석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감사원 고발과 공수처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감사원이 저에게 절차상 문제로 주의조치를 내리고서도 왜 고발을 했는지 지금도 저는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수처가 수사를 개시한 것에 대해서도 저는 의문점을 갖고 있다. 공수처에서도 저에게 많은 의문과 오해 있을 거로 생각하는데 성실히 소명해 오해를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직권남용 혐의를 부인하는가’라는 기자들 질문엔 “그렇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조 교육감의 출석은 공수처가 이른바 ‘1호 사건’ 수사에 나선 지 석 달 만에 이뤄진 일이다.

조 교육감은 공수처 출범 이후 포토라인에 서는 첫 피의자다. 최근 공포된 공수처 사건공보 준칙에 따라 원칙적으로 출석 정보 공개는 금지되지만, 중요 사건의 경우 피의자 동의를 얻어 출석 등 상황을 사전에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피의자 또는 참고인이 요청하는 경우, 공수처는 언론 취재 때 혼란 방지와 질서유지를 위해 포토라인 설치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다.

공수처는 2018년 11월30일 공고된 중등교사 특별채용 과정에서 조 교육감이 특별채용에 반대한 부교육감 등의 업무배제를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그해 12월31일 해직교사 5명을 특별채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수처는 이와 관련해 지난 4월23일 ‘2021년 공제 1호’ 사건번호를 붙여 공수처 1호 사건 수사를 시작했고, 5월12일에는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2호 사건(2021년 공제 2호) 수사를 시작하며 조 교육감을 겨냥해왔다.

공수처 수사2부(부장 김성문)는 이날 아침 9시부터 조 교육감 조사를 시작했다.

전광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