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부부 김신열·김성도씨, 10년만에 ‘귀향’
10년만에 ‘귀향’
“떠나 있으면 그곳이 그립고 마치 고향 같았는데 돌아가게 되니 그저 좋지. 지금 그 인근에는 한치가 한창인데….”
독도 지킴이로 널리 알려진 김성도(66·오른쪽)-김신열(68·왼쪽)씨 부부가 파도가 잔잔해지는 2월 말 그리던 독도로 돌아간다. 독도 경비대를 제외하면 민간인 거주자가 없어 사실상 무인도였던 독도도 근 10년 만에 다시 유인도가 된다.
김씨 부부의 주민등록상 주소는 경북 울릉군 독도리 산20번지(서도)다. 김씨 부부는 1965년 3월 독도에 거주한 첫 주민인 최종덕씨와 함께 70년대부터 이곳에서 전복 등 수산물을 채취하며 살아왔다. 87년 최씨가 지병으로 숨지자 91년엔 주소지까지 독도로 옮기고 이곳을 생활의 터전으로 삼았다.
90년대 중반 태풍으로 그동안 손수 지어 살던 집이 망가져 96년 울릉도로 나왔다. 그 뒤 몇 차례의 태풍으로 쪽배를 댈 수 있는 장소인 선가장이 부서지는 바람에 지금껏 돌아가지 못했다. 해양수산부와 청와대, 경북도 등이 나서 지난해 10월 김씨 부부가 생활할 수 있는 독도 서도의 3층짜리 어업인 숙소를 말끔히 단장했고, 큰 파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선가장도 정비했다.
김씨가 이번에 독도에 들어갈 때는 지난해 국민이 성금을 모아 마련해준 독도호(1.3t)를 타고 갈 예정이다. 함께 일할 어부 몇 명도 같이 간다.
김씨가 살 독도 서도는 공개제한 구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평지가 없는 바위섬이다. 유일한 이웃인 독도경비대와 등대지기마저 건너편 동도에 산다. 남들은 외롭지 않으냐고 묻지만 30여년 정붙이고 살아온 그 땅이 이들 부부에겐 제일 마음 편한 곳이다.
김씨는 “그동안 청춘을 다 바친 제2의 고향 독도가 그리웠다”며 “이제 돌아가면 문어와 한치도 잡고 늙어 죽도록 거기서 살겠다”고 말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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