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래 협성대학교 총장이 교직원에게 20여 분간 폭언과 욕설을 하고,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협성대 노동조합과 피해자 쪽은 박 총장과 학교 관계자를 직장 내 괴롭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박 총장은 일부 폭언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폭행 사실은 부인했다.
2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박 총장은 지난 6월10일 오전 11시40분께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협성대 3급 직원인 ㄱ씨의 사무실을 찾아가 인근 복도와 건물 현관 등에서 욕설과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 파일을 들어보면, 박 총장은 ㄱ씨의 부서에서 관리하지 않은 시설물의 용도를 물은 뒤 “이 방이 변형되는데 왜 당신은 몰라? 당신 몇 급이야?”라며 “왜 3급 달고 있어? 강등해야지 스스로가. 일한 만큼 내려가야지”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이 과정에서 ㄱ씨에게 “네가 죽나 내가 죽나 한번 해보자. 이X의 XX들”이라는 등 고압적인 발언을 했다.
이후 박 총장은 교직원 2명과 함께 ㄱ씨를 폐회로티브이(CCTV)가 없는 학교 건물 뒤쪽 숲 속으로 데려간 뒤,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하며 폭언을 이어갔다. 박 총장은 ㄱ씨에게 “무릎 꿇어, 이 XX야. 안 꿇으면 너 오늘 내가 죽일 거야”, “맨날 담배꽁초 줍고 이 XX을 해도 너 시원찮은 X이야”, “그 정도로 머리 나쁜 XX가 왜 3급 달고 앉아 있어” 등의 폭언을 했다.
ㄱ씨는 박 총장이 이곳에서 폭력을 행사하고 나무 몽둥이를 들고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한겨레>에 “총장이 왼쪽 손으로 얼굴을 세게 때렸고 몽둥이를 위협적으로 휘둘렀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 파일에는 박 총장이 ㄱ씨에게 “그래, 친다. 이 XX야”, “저 XX는 내가 볼 땐 주먹도 아깝네”, “너 치고 XX 만들어놓고 끝내는 게 나은 거야, 이 XX야”라며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는 듯한 발언이 담겼다.
이 사건 이후 ㄱ씨는 경추 염좌 등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고,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ㄱ씨는 “도망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총장의 행동이) 너무 위협적이라 이러다 큰일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 큰 심리적 충격에 아직도 악몽을 꾼다”고 토로했다. 동료 직원들이 노조에 제출한 사실 확인서를 보면, 이들은 사건 발생 직후 사무실로 돌아온 ㄱ씨에 대해 “얼굴빛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넋을 놓은 상태로 손을 벌벌 떨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ㄱ씨는 지난 6월23일 화성서부경찰서에 박 총장과 직원 2명을 모욕과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협성대 노조는 지난달 말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박 총장 등을 직장 내 괴롭힘과 폭행 등으로 고발했다.
박 총장은 이런 의혹과 관련해 일부 폭언을 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폭행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말이 거칠었던 부분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했지만, 피해자쪽이 주장하는 폭력이나 폭행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해자에게) 개인적인 감정은 없고 가족, 학교 입장에서 (업무를) 하다 부딪힌 부분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소장을 접수한 화성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총장을 뺀 고소인과 직원 두 명의 조사를 마쳤다”며 “일정 조정 뒤 총장을 소환해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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