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밖에서 한국 외교관과 우방국 병사들이 ‘KOREA’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한국으로 갈 아프간인들을 찾고 있다. 외교부 제공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의 활동을 도운 현지인과 그의 가족들이 국내에 장기체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에 나섰다. 법무부는 이들 아프간인들에게 90일동안 체류할 수 있는 단기 비자를 발급한 뒤, 추후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별 공로’를 근거로 장기체류 비자를 발급할 방침이다.
2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이날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외국인에게 장기체류 비자(F-2)를 부여하는 것이 개정안의 핵심 내용이다. 이를 위해 법무부는 외국인의 취업과 장기 체류자격 등의 요건을 명시한 법조문에 “법무부 장관이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거나 공익의 증진에 이바지하였다고 인정하는 사람”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장기체류 비자는 주로 한국 영주 자격을 받기 위해 국내에 장기간 머무는 외국인들이 받는 것으로 한번 받으면 5년까지 체류할 수 있고, 취업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한국의 위상에 맞춰 아프가니스탄 사태 이전부터 추진됐으며, 이번 아프간인들의 입국을 계기로 속도를 냈다는게 법무부 쪽 설명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특별공로자’라는 표현에 맞는 비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입국하는 아프간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공로가 있는 외국인들이 국내에 장기체류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이날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에게 비즈니스나 관광 목적의 단기 방문(C3)비자를 발급한 뒤 장기비자를 다시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단기방문 비자로는 90일간 국내에 머물 수 있다. 입국한 아프간인들은 이후 6~8주간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할 계획이다.
앞서 25일 법무부는 국내에 머무는 아프가니스탄인 434명에게 현지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인도적 특별체류를 허가한 바 있다. 대체로 외교, 공무, 유학, 기업투자 등의 목적으로 한국에 머문 이들로, 체류 기간을 넘긴 불법체류자 72명도 이번 특별체류 대상자에 포함됐다.
옥기원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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