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 집회가 지난해 7월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열렸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씨의 공범인 ‘부따’(닉네임) 강훈씨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문광섭)는 26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5년간 신상정보 공개,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다. 다만, 항소심도 1심과 같이 검찰이 요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범 위험성이나 부착 필요성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나이가 어린 아동·청소년을 박사방 이용자들의 그릇된 성적인 충동을 해소하는 데에 활용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스엔에스)를 성범죄의 온상으로 만드는 등 왜곡된 성 문화를 자리 잡게 했다”며 “피해자들은 자신의 신분이 인터넷에 공개되고, 자신을 대상으로 한 영상이 제작·유포돼 지금도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강씨가 박사방 관리·홍보, 피해자 물색, 광고수익금 인출, 수익 은닉 등 조직에서 나름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해 기여 정도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강씨의 범죄집단 조직·활동 혐의를 두고서도 “강씨와 조씨 등 3명만으로도 범죄단체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범죄단체 정도의 통솔체계가 없더라도 조직적인 가담 , 역할 분담 , 실행 용이 등이 있어 범죄집단이 인정된다”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강씨는 조씨 등과 공모해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접근해 재판장의 비서관으로 행세하며 1천만원을 받아 챙기고, 범죄수익금으로 받은 암호 화폐를 환전해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조씨는 앞서 항소심에서 징역 4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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