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50대 남성이 3일 만에 자수한 뒤 여성 2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송파경찰서는 지난 27일 전자발찌를 끊고 도망쳤다가 이날 아침 8시께 자수한 강아무개(56)씨가 ‘도주 전후 2명의 여성을 살해했다’고 자백해 긴급체포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강씨에게 살인과 전자발찌 훼손(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과 법무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강씨는 특수강제추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15년 동안 복역한 뒤 지난 5월 초 천안교도소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출소했다. 법무부는 “강씨가 강도강간, 강도상해 등 총 14회의 처벌전력이 있고, 성폭력 전력도 2회”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7일 오후 5시30분께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훼손한 전자발찌를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인근에 버렸다. 이후 서울역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잠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는 강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한 사실을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관제요원이 확인하고 경찰 112상황실 및 (강씨를 담당하는) 서울동부보호관찰소에 관련 사실을 알리고 출동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검거를 위해 추적에 나선 뒤 3일 만에 강씨는 자수했다. 강씨는 “범행 사실이 곧 발각돼 경찰에 잡힐 것이라는 생각에 자수했다”고 경찰에 말했다고 한다. 강씨는 전자발찌를 끊기 전 1명의 피해자를 살해했으며, 전자발찌를 끊은 뒤 1명의 피해자를 추가로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피해자들은 40대와 50대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와 피해자들은 평소 안면이 있던 사이였던 걸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강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강씨의 주거지와 차량에서 피해자들의 주검을 발견했다. 경찰은 강씨가 피해자들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폐회로티브이(CCTV) 등을 다시 확인해 사건 경위 및 살해 동기 등을 파악하고 있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전자발찌를 부착한 전과자는 지난해 6196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전자발찌를 훼손한 전과자는 13명(0.20%)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지난 7월까지 8166명이 전자발찌를 부착했으며, 11명(0.13%)가 전자발찌를 훼손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 및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향후 고위험 전자감독대상자의 재범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채윤태 옥기원 기자
cha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