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규근 총경이 지난 5월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버닝썬 사건’ 단체 문자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리며 가수 승리(본명 김승현)와 유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규근 총경이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5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 총경의 상고심에서 벌금 2천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 총경은 클럽 버닝썬 사건 수사 중 연예인들의 카카오톡 단체 문자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사실이 드러나 유착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승리 등이 운영한 주점 ‘몽키뮤지엄’ 단속 내용을 알려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코스닥 상장사인 녹원씨엔아이(전 큐브스) 정아무개 전 대표가 고소당한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주식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기소됐다. 그는 정 전 대표가 건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와 정 전 대표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삭제하도록 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받는다.
1심은 이들 혐의 모두를 무죄로 판단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증거인멸 교사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윤 총경이 버닝썬 사태가 불거진 뒤, 정 전 대표에게 휴대전화 자료를 삭제하라고 요구한 혐의와 정 전 대표에게 큐브스의 내부 정보를 미리 입수해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주식을 매수(매도)해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몽키뮤지엄 단속 정보를 알려준 혐의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를 확정했다.
한편, 윤 총경은 이날 대법원 판결 뒤 입장문을 내어 “이번 사건은 클럽 버닝썬의 불법행위 수사로 시작됐지만 전혀 다른 별건으로 재판받았다”며 “진실은 언젠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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