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대학에 붙여진 곽상도 의원 비판 대자보.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 제공
“당신이 ‘오십억 게임’ 즐기는 동안 청년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곽상도 무소속(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31)이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서울 내 대학가에 이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은 30일 이화여대, 연세대, 건국대, 홍익대에 곽 의원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대선을 앞두고 결성된 진보 성향 청년단체다. 지난 29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곽 의원을 규탄하는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4개 대학교에 붙인 대자보는 곽 의원의 아들이 ‘아빠의 힘’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이화여대 인문대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의원님 아들이 써놓은 글에는 억울함이 가득 느껴졌지만 정작 미래가 보이지 않아 열심히 살아온 게 맞는지 하루하루 의심해야 하는 나와 우리 가족, 내 친구들의 삶이 더 억울하다”며 “서울 월세가 너무 비싸 동생과 이모와 단칸방에 살아야 하고, 딸 셋을 두고 60살 정년을 앞둔 저희 아버지는 30년을 일해도 퇴직금으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최근 인천에서 아파트 외벽을 청소하다 추락사한 20대 노동자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익명의 연세대 학생은 “곽 의원이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챙기는 동안 청년들은 첫 출근 현장에서 사망하거나 경제난에 시달려 고독사 당하고 있다”며 “곽 의원은 오징어게임처럼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생명을 다하는 청년들의 죽음 앞에 깊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퇴직금 50억원이 ‘대가성 뇌물’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홍익대 학생 류기환씨는 “월 330만원 받는 대리의 퇴직금 혹은 산재 금액이 50억원이라는 것은 조금의 상식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며 “퇴직금으로 수십억을 받는 것이 당연한 룰이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그들의 ‘공정’일지 모르겠지만, 평범한 청년의 눈에 그것은 ‘뇌물’이고 ‘특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건국대 학생 김민경씨는 “가혹한 현실에 많은 청년이 피눈물을 흘릴 때, 그 피눈물로 배를 채우는 기득권층. 이제는 이러한 현실의 판을 엎을 때”라고 말했다. 청년행동은 “추가로 곽 의원의 모교인 성균관대 등 더 많은 대학에 (대자보를) 부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내 대학에 붙여진 곽상도 의원 비판 대자보.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 제공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