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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장동판 독수독과’…수천억대 민간개발이익 환수 가능할까?

등록 2021-10-05 17:07수정 2021-10-06 02:34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구역 모습. 성남/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구역 모습. 성남/연합뉴스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민간 사업자에게 천문학적 개발이익이 돌아가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으로서는 민간이 가져간 개발이익을 환수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배임, 뇌물 등 범죄가 확정될 경우, 범죄이익에 대해서만큼은 몰수나 추징을 통해 일부 환수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지역 법원 ㄱ판사는 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민간이 가져간 개발이익을 환수하기 위해서는 대장동 개발을 허가한 성남시청 쪽의 행정처분이 취소 또는 무효가 돼야하는데, 해당 행정처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소 기간도 상당히 지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간 사업자 모집공고 마감 다음 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발표됐다는 점 등을 들어 사업자 선정 단계에서부터 불법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ㄱ판사의 설명이다. 또한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할 수 있는 기간도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여서 행정처분이 이뤄진 지 6년여가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관련 소송을 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돼 사업을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특별법을 만들어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당장은 어려워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당이 대장동 특검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법을 꺼내 들 시점이 아니다. 지금은 수사와 재판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권성동 의원도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사례를 들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추징을 가능하도록 한 전두환 추징법 재산을 제3자에게 은닉했기 때문에 그것을 추징하겠다고 법을 만든 것이다.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은 재산을 누구에게 은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두환 추징법처럼 특별법으로 소급해서 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범죄이익 몰수·추징’이 이번 사건의 개발이익을 조금이라도 환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ㄱ판사는 “뇌물수수와 배임 등 범죄가 확정될 경우, 그에 따른 범죄이익은 환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개발이익을 자체를 환수한다기보다는 범죄 수익금을 환수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사업 수익 배분 구조를 설계하면서 김만배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 개발이익을 몰아줘 성남시 쪽에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화천대유에서 뇌물 5억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는 이런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에게 적용된 혐의가 인정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이득액만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은 수뢰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향후 수사를 통해 이 사건 관계자 등의 혐의점 등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판을 통해 범죄사실이 최종 확정되면 환수할 수 있는 범죄이익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처럼 민관합동개발에서 개발이익이 민간 사업자에게 과도하게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화천대유처럼 민간 사업자가 사실상 전권을 휘두를 때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한 소송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대장동의 경우 민간 개발업체에게 국공유지를 사실상 전부 넘겨줬고 그 과정에서 통제장치가 전혀 없었다”며 “국공유지에 대한 개발이익은 공공부문이 환수할 수 있도록 협약 등으로 구조를 만들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대장동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서성민 변호사는 “그동안 개발사업 전반에서 공공을 위한 주택공급의 취지와 맞지 않게 사업이 진행되면서 법적, 도덕적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정인의 책임추궁을 넘어서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공사가 진행하는) 유사 사례의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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