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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유동규 ‘배임죄 성립’ 핵심 쟁점은 2015년 당시 대장동 사업성 평가

등록 2021-10-10 14:59수정 2021-10-11 02:36

검찰 ‘초과이익 환수’ 삭제할만큼
사업 위험성 컸는지 여부 살필 듯
김만배, 유에 뇌물공여 혐의 부인
‘배임도 손해도 없었다’ 입장 고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연합뉴스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배임죄 입증이다. 구속수사 중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뇌물수수 단서를 일부 잡은 만큼, 이를 대가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쪽이 더 가져올 수 있었던 개발 이익을 민간업자 쪽에 넘겨준 혐의까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대장동 민간개발업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쪽은 “뇌물 자체를 준 사실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법조계 의견을 들어보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애초 예상한 대장동 개발 사업 수익률은 얼마였는지, 유사 개발 사업에서는 어떻게 이익 배분이 이뤄졌는지 등이 배임죄 적용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하는 데 성공할 경우, 당시 성남시장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에 대한 관리책임을 지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한 야권 공세도 거세질 전망이다.

배임은 까다로운 범죄다. 수사도 어렵고 기소해도 무죄로 판명나는 경우가 다른 범죄보다 잦다. 배임죄는 회사 등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이가 임무를 위반해 직접 재산상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성립하는 범죄다. 단순히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해서 성립하는 범죄는 아니고 ‘배임의 고의’를 갖고 있었어야 한다. 배임 의도를 갖고 있었는지는 그 사람 마음속, 즉 내심의 영역이기 때문에 입증하기가 어렵다. 여러 의견을 종합한 결과 회사에 이익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면,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가 났더라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경영판단 원칙’이 적용돼 무죄 판결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4년 대법원은 중국업체와 생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중국업체에 유리한 수출계약서를 작성해줘 회사에 5억8천여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 제주개발공사 사장 사건에서 배임 혐의에 한해 무죄 판결했다. 공사 쪽에 손해를 발생시킨다거나 상대 업체에 이익을 주고자 하는 인식 내지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지난 2일 유 전 본부장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뇌물수수 혐의와 함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 성남의뜰 지분을 50% 넘게 가졌음에도 이익 배분을 정하는 주주협약에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했고, 그 결과 막대한 수익이 민간사업자 쪽에 돌아가도록 해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시)에 그만큼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유 전 본부장이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도 함께 적시했다. 유 전 본부장이 뇌물을 받고 이러한 사업설계를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배임 의도’를 입증하기 위해 2015년 주주협약 체결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등을 잇달아 불러 조사하는 한편, 대장동 개발 사업과 유사한 공모형 피에프(PF) 사례들을 수집해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착수했을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예상 수익을 얼마로 예측했는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에서 민간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검토하다가 갑자기 삭제한 이유가 무엇인지, 비슷한 시기 다른 민관 합작 개발 사업의 초과 이익 환수는 어떻게 설계됐는지 등을 따져 배임 의도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배임 관련 사건을 다수 수임했던 한 변호사는 10일 “2015년 당시 부동산 시장이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해야 할 만큼 리스크가 컸는지, 그러한 결정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지역 법원에 근무하는 한 판사 역시 “이 사건 배임 성립 여부는 현재 행위가 아니라 2015년 당시의 행위가 임무에 위배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본부장 쪽과 11일 검찰 조사를 받는 김만배씨 쪽은 배임 혐의와 연결되는 뇌물수수 및 공여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특히 검찰의 배임 프레임을 깨기 위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현재 기준으로 2015년 당시 상황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쪽 이익이 현금 1830억원을 포함해 최대 5503억원에 달한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배임의 고의’는 물론, 손해도 없었다는 것이다. 김씨 쪽 변호인은 “검찰이 수사 착수 단 며칠 만에 유 전 본부장의 배임 액수가 ‘수천억원’이라고 영장에 썼다. 계산이 안 되니 일단 쓰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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