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가운데)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1일 이 사건 핵심인물 중 한 명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불러 조사한다. 수년간 동업자 관계였던 민간사업자 쪽이 각자도생을 택하면서, 검찰 수사 초반부는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씨 혐의가 집중적으로 부각되는 모양새였다. 검찰 특수통 출신들로 변호인단을 꾸린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측근이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과 자술서 내용 등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숨긴 채 자의적으로 편집·작성됐다며 혐의를 적극 부인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10일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측근인 정민용 변호사를 전날에 이어 이틀째 불러 정 변호사의 역할과 동업관계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 소개로 성남도시개발에 입사해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근무하며 2015년 3월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선정에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퇴직 3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부동산개발 업체 유원홀딩스를 차렸다.
정 변호사는 검찰에 A4용지 20쪽 분량의 자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자기 것이고, 김만배씨에게 차명으로 맡겨 놓았다’고 여러 차례 말한 적이 있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앞서 검찰이 지난 달 27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제출받은 녹취록 등에도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약정 의혹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뇌물수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속수감된 유 전 본부장을 불러 동업자였던 정 변호사가 진술한 내용 등을 토대로 천화동인 1호 소유 관계 등을 따져물었다.
한편 검찰 조사를 앞둔 김씨는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화천대유 고문을 맡았던 김기동·이동열 전 검사장 등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각종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적극 해명하고 있다. 변호인들은 “천하동인 1호는 김만배씨 소유로 그 배당금을 누구와 나눌 이유가 없다. 검찰과 경찰에서 자금추적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정영학이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하면서 본인이 주장했던 내용 등은 삭제 편집한 채 유통시키고 있다. 녹취록에 나오는 각종 로비 의혹은 대부분 사실과 다른 허위”라고 밝혔다.
김씨 쪽은 또 정 회계사가 자신들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그렇다면 왜 녹음을 제지하지 않았는지, 오히려 불법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납득할 만한 소명이나 전체 대화 녹음 등 구체적 반박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면 변호 전략이 자칫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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