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소환돼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20일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4명을 불러 조사했다. 이들이 서로 엇갈리는 주장을 하는데다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검찰은 이들 진술을 견줘가며 사건 실체 파악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4인방 가운데 현재까지 구속된 인물은 유 전 본부장이 유일하다. 그는 지난 3일 업무상 배임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됐다. 수사팀은 이번주 중 그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김씨는 업무상 배임과 뇌물공여(약속) 등 혐의로 지난 14일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이 기각하면서 기사회생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자마자 뇌물공여약속 등 혐의로 체포돼 이틀간 조사를 받고 20일 새벽 석방됐다. 4인방 가운데 3명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 나머지 한명인 정 회계사는 여전히 참고인 신분으로 남아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정 회계사가 수사 초기 핵심 물증이 된 녹취록 등을 제공한 점을 고려해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는 지난달 27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녹취록 등을 제출했고, 이 녹취록에는 김만배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 영장에 2014년 11월 유 전 본부장에게 대장동 개발 이익 25%를 주기로 약속했고, 그 대가로 유 전 본부장이 김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 세 사람을 돕기로 약속한 내용이 담겼다는 점에서 정 회계사 역시 피의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정 회계사가 녹취록을 제출해 수사팀에 도움을 준 것은 맞지만, 그 역시 대장동 개발 초기부터 사업을 설계하며 거액의 배당금을 받은 특혜 의혹 한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다. 그가 제출한 녹취록의 신빙성이 의심받는 상황이고, 4인방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데 검찰이 왜 정 회계사 편의만 봐주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김오수 검찰총장은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 회계사가 피의자로 입건됐는지’ 묻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피의자성 참고인으로 보면 된다. 수사에 협조를 해줬다. 아직 정식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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