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일부 언론에 마치 수사팀이 이OO 후보자에 대해 배임 혐의를 피해간다거나 적용하지 않을 것처럼 보도되었다. 수사팀은 현재까지 어떤 결론을 내린 바 없음을 알려드린다. 앞으로도 결론을 예단하지 않고 증거관계를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2일 오전 취재진에 전달한 입장문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일부 언론 보도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수사팀이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배임 혐의 조사 방침을 공표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날 오전 일부 언론은 수사팀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하면서도 당시 성남시장으로 사업 최종 결정권자였던 이 후보에겐 배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수사팀은 곧바로 공식 입장문을 통해 반박한 것이다. 수사팀은 그동안 사실과 다른 수사 내용 보도, 검찰 수사 방식 문제점과 수사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 등에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았었다.
윗선 배임 수사 여부는 3일 오후 열리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를 앞질러간 입장문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이 후보에 대한 수사 방침을 밝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수사 과정에서 이런 입장문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수사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에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다는 방어 논리로 보인다. 그런데 굳이 일일이 대꾸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럼 지금까지는 법과 원칙대로 안 했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검찰 수사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자 받아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마추어같은 대응”이라고 했다. 야당의 특검 요구를 누그러뜨리는 대응 차원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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