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김만배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배임 혐의를 두고 김씨 쪽과 검찰의 치열한 공방이 진행됐다. 김씨 쪽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예상할 수 없었고 대장동 공모지침서 작성 과정 등에 관여하지도 않았다며 검찰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고, 검찰은 김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전달한 뇌물 5억원 가운데 수표 4억원의 전달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3일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김씨 쪽은 검찰의 배임 논리가 부당하며 배임액 산정 또한 잘못됐다는 내용을 담은 139쪽 분량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씨 쪽은 이날 심문에서 113쪽에 달하는 발표자료를 준비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피의자심문이 2시간 반만에 끝났던 것과 달리, 이날 심문이 3시간 반이나 걸린 이유다.
검찰은 김씨가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민간사업자에게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고 공사에 최소 651억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심문에서 김씨가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자)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자) 등과 민간사업자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각종 필수조항을 대장동 공모지침서에 넣어달라고 유 전 본부장에게 요구했고, 이 내용이 대부분 반영됐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검찰은 또 이 자리에서 남 변호사의 측근인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과 김아무개 회계사가 공사에 입사해 대장동 사업 구조를 민간에게 유리하게 설계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씨 쪽 변호인은 민간사업자로서 성남시 방침과 공모지침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고, 공모지침서 관련 요구 조항을 유 전 본부장 쪽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씨 쪽은 대장동 사업에 뒤늦게 뛰어들어 공모지침서의 내용이나 구조도 잘 모르고, 공모지침서 관련 조항을 전달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씨 쪽은 또 정민용 전 실장이나 김 회계사를 알지도 못하고, 채용에 관여한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쪽은 검찰이 주장한 배임액수 산정 또한 근거가 불분명하다며 혐의 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찰 쪽 주장과 달리 택지개발이익 산정 기준을 평당 1500만원으로 잡아야 하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 등이 공사의 확정이익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택지개발이익을 평당 1500만원 이상으로 책정했어야 하는데 1400만원으로 줄여 공사에 651억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화천대유가 대장동 5개 블록의 아파트 건축 등에 지분 비율대로 공동 출자를 할 수 있었음에도 공사를 배제해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혔다고 봤다.
김씨 쪽은 또한 의왕 백운밸리 도시개발사업 공모지침서를 근거로 사업자가 택지를 분양받을 수 있는 조건이 있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공모지침서가 이례적으로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하게 꾸려진 게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김 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