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에게 폭력 등을 행사한 혐의를 받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 연합뉴스
고 최숙현 선수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팀 선수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팀 감독과 주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1일 상습특수상해와 폭행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김규봉(43) 전 경주시청팀 감독에게 징역 7년을, 장윤정(33) 전 주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감독은 2014년 9월∼2019년 7월 고 최숙현 선수의 몸무게가 평소보다 더 많이 나간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거나 머리를 수차례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4년 9월∼2017년 5월 총 18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소속팀 선수들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감독은 또 경주시 보조금을 지원받았음에도 해외 전지훈련을 위한 항공료가 필요하다며 선수들에게 7400만원을 갈취하고, 지역 체육회에 허위보조금 2억5700만원을 받아낸 혐의도 받았다.
장 전 주장은 고 최숙현 선수를 직접 폭행하거나, 다른 남자 선수에게 철제봉으로 최 선수를 폭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최 선수와 다른 선수들에게 20만원어치 빵을 강제로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김 전 감독과 장 전 주장의 범행은 최 선수가 지난해 6월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1,2심은 “김 전 감독은 당초 범행을 대부분 부인하면서 소속 선수들에게 허위 진술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진술을 번복하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 피해자 최숙현은 모친에게 피고인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문자를 남기고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스물두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피고인들은 선처를 구하고 있지만, 최숙현은 더는 피고인들의 사과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며 김 전 감독에게 징역 7년, 장 전 주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를 확정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