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왼쪽)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한겨레 자료사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의 구속수사 기간이 반환점을 지나면서 검찰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김씨와 남 변호사를 지렛대 삼아 이들의 배임과 뇌물 혐의를 둘러싼 ‘윗선’ 수사로 향하느냐에 따라 이번 수사의 성패가 갈린다는 점에서 검찰에게는 이번 주가 ‘운명의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김씨와 남 변호사의 구속만료 일주일여를 앞두고 이른바 ‘50억원 클럽’에 연루된 정치권·법조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날 수사팀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씨를 불러 구속 뒤 세 번째 조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로비·특혜·배임 의혹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4일 김씨와 남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수사 동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수사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김씨가 지난 10~11일 건강상 이유로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추가 조사에 속도를 내지 못해왔다. 지난 11일 이들의 구속기한 연장에 성공한 수사팀은 오는 22일 구속기한 만료 전까지 김씨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 곽아무개씨에게 전달한 50억원의 성격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로서는 운명의 한 주를 맞게 된 셈이다.
검찰은 이번 주 곽 전 의원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그의 사직안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처리되면서 검찰로서는 ‘현직 국회의원 수사’라는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이를 시작으로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50억권 클럽’에 거론된 정치권·법조계 인사를 향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씨와 남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 등 이른바 ‘대장동 패밀리’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끼친 손해가 얼마인지 구체화하는 작업도 수사팀에 남겨진 과제다. 검찰은 애초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이 최소 1100억원의 손해를 공사에 끼쳤다고 판단했지만, 지금은 이 금액의 절반가량 깎인 최소 651억원의 손해를 공사에 입혔다는 입장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난 1일 자체 조사를 통해 ‘전직 임직원과 민간사업자가 공모해 배임을 저질렀고, 배임액이 1793억원에 달한다’는 발표한 만큼, 검찰이 이를 참고해 ‘대장동 패밀리’의 배임액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정영학 회계사의 신병을 확보하는 일도 수사팀이 해결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검찰은 수사 초기인 지난 9월27일 정 회계사가 김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이 담긴 녹취록을 제공하는 등 수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그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팀을 꾸린지 약 두 달이 되어가는데도, 다른 피의자들과 달리 정 회계사의 편의만 유독 봐주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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