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의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지만 기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전 본부장은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1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이달 초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뇌물수수 등 혐의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와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등으로부터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한 2015년 2월 황무성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유 전 본부장이 받았다는 뇌물의 출처가 제대로 소명이 부족하단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4일 황 전 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며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정진상 성남시 정책실장 등을 언급하며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내용이 담긴 40분 분량의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 검찰은 황 전 사장의 사퇴 과정에서 윗선의 개입 등이 있었는지를 수사해왔다.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자들에게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억원가량의 뇌물을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사퇴 압박 논란이 일자 유 전 본부장 쪽은 “황 전 사장이 당시 사기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었고 이를 공사에 알리지 않았다”며 “친분과 인연이 있는 사람으로서 재판(진행)이 확정돼 공사에 누가 되거나 황 전 사장 본인의 명예를 고려해 사퇴를 건의했다”고 주장했다. 황 전 사장은 2014년6월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는데, 유 전 본부장이 사퇴를 압박할 시점에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이에 황 전 사장 쪽은 “사퇴 압박을 받을 당시 유 전 본부장이 재판 관련 얘기를 꺼낸 적 없다”는 취지로 재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2009∼2010년 대장동 초기 자금 조달 역할을 맡은 조아무개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장의 인척이었던 조씨는 부산저축은행쪽 자금을 대장동 개발에 끌어오는 대가로 민간사업자 등으로부터 10억3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2015년 구속기소된 바 있다. 앞서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수사할 때도 조씨는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4년 뒤 조씨가 기소된 혐의 관련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권 등에서는 당시 부산저축은행 사건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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