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왼쪽)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한겨레 자료사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2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기소한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핵심 3인방을 모두 법정에 세우게 됐지만 수사팀을 보는 검찰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뇌물수수 의혹이 불거진 곽상도 전 의원, 박영수 변호사 등 검찰 출신 인사들은 당사자 조사도 못한 상태다. 수사 총괄 부장검사까지 교체한 검찰이 정치권 특검 도입 논의 속도에 맞춰가며 향후 수사 템포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김씨와 남 변호사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22일 두 사람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과 뇌물 등 혐의로 기소한다. 검찰은 휴일인 21일에도 이들을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공소장 다듬기에 공을 들였다. 검찰은 두 사람이 유동규(구속기소) 전 본부장과 짜고 대장동 개발 수익 분배 구조를 민간업체에 유리하게 설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651억원 손해를 입혔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또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뇌물 5억원 전달했고,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과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이 함께 설립한 유원홀딩스에 뇌물 35억원을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우선 두 사람을 재판에 넘긴 뒤 이른바 ‘50억원 클럽’으로 거론되는 곽 전 의원과 박 변호사,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재명 성남시’의 배임 의혹, ‘윤석열 중수부’의 봐주기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수사팀은 유동규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전 성남시 정책실장)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정 부실장 조사 결과에 따라 이 후보 조사 필요성이 결정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대검 중앙수사부 주임검사를 맡았던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에서 1155억원에 달하는 대장동 사업 불법대출을 눈감아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윤 후보와 친분이 두터운 박영수 변호사가 당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쪽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기록 등이 남아 있다면 의외로 쉽게 규명될 수 있다.
통상 검찰은 특검을 통한 재수사 가능성이 커지기 시작하면 수사를 확대하기 보다 관련 증거물 확보 등 기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정치권 요구에 따라 구성되는 특검인 만큼 민감한 사안에 검찰 스스로 결론을 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특검 구성 시점에 맞춰가는 관리형 수사에 나설 수 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특검 도입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검찰은 특검 도입 전까지 최대한 증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자체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지 않을 수 있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이목이 쏠린 사건인 데다 검찰이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리는 결론은 불만만 가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특검 추천권과 수사 대상을 두고 정치권 논의가 장기화하거나 합의를 보지 못할 수도 있어 검찰로서는 마냥 손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한 법조인은 “특검이 도입되면 이미 검찰이 수사·기소한 사안에 대해서는 재검토 차원에서 빠르게 살펴 보게 된다. 일단은 할 수 있는 만큼은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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