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뒤 극단선택 공군 딸 사진 가슴에 품고 인권위 20돌 기념식 온 대통령에게 면담요청서 전달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로부터 면담요청서 및 입장문을 전달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지난 5월 숨진 이예람 공군 중사의 부모를 25일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 중사 부모의 특별검사 도입 요구에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 중사 유족 설명을 들어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서울 중구 명동성당으로 들어가면서 이 중사 부모를 만났다. 이 중사 부모는 이날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오전 9시부터 행사장 앞에 나와 있었다. 이 중사의 어머니는 가슴과 등에 이 중사의 사진을 메고 있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문 대통령과 만나 “대통령님을 만나 뵙고 싶었다”며 “국방부 부실 수사로 책임자들이 전부 풀려났다. 특검으로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봐 달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요구 사항 등을 적은 3쪽짜리 면담요청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잘 알고 있다”며 “잘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지난 18일에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 대통령과의 면담과 특검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이날 이 중사의 아버지는 육성철 청와대 사회통합비서관실 행정관에게 대통령 면담요청서를 전달한 바 있다.
이 중사는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신고했으나 2차 피해에 시달리다 지난 5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총 25명을 형사입건해 이 중 15명을 기소했다. 그러나 초동수사 담당자들은 모두 불기소해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바로가기:공군 배지 거꾸로 매달고…“딸 명예, 문 대통령이 찾아준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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