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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간호사를 꿈꾸는 예림이에게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등록 2021-12-15 10:21수정 2021-12-15 15:24

[한겨레 나눔꽃]
증조할머니와 사는 7살 예림이
보도 뒤 천장 무너진 흙집 수리
“저도 커서 돕는 사람 될래요”
예림(가명·7)이가 책상에서 공부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예림(가명·7)이가 책상에서 공부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7살 예림이(가명)는 요즘 학교에서 돌아오면 곧장 책상 앞에 앉는다. 마룻바닥 대신 새로 생긴 책상에서 그림 그리고 공부하는 게 좋아서다. 처음으로 혼자 쓸 수 있는 방을 갖게 된 예림이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예림이는 지난 7월 <한겨레> 나눔꽃 캠페인에 소개됐다. 예림이는 전라북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0살 증조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예림이의 친부와 친모는 사실혼 관계에서 예림이를 낳고 떠났다. 예림이의 할머니는 자궁암과 신장 질환 등으로 예림이가 태어나기 며칠 전 숨을 거뒀고, 증조할머니가 예림이를 도맡아 기르게 됐다. 

예림(가명)이와 증조할머니가 사는 집은 증조할머니가 40년 넘게 살아온 낡은 집이다. 방 한군데는 천장이 내려앉아 있어 늘 조심해야 한다. 전북/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예림(가명)이와 증조할머니가 사는 집은 증조할머니가 40년 넘게 살아온 낡은 집이다. 방 한군데는 천장이 내려앉아 있어 늘 조심해야 한다. 전북/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이 둘은 증조할머니가 40년 넘게 살아온 흙집에서 살고 있다. 일부는 컨테이너를 덧대 개보수했지만, 일부는 손보지 못하고 그대로 놔둔 상태였다. 방 한 군데는 8년 전 폭우에 무너진 천장을 긴 막대 하나로 간신히 받친 채 방치하고 있었다.

예림이의 사연을 담은 <한겨레> 나눔꽃 캠페인 보도 뒤 4115만원이 모였다. 이 가운데 2000만원은 예림이네, 나머지는 예림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가정에 지원됐다. 예림이네는 천장이 내려앉은 방을 수리했고, 단열 공사 등으로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다. 비나 눈이 많이 내리는 날엔 천장이 더 무너질까 불안해 잠을 못 이뤘다는 할머니는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예림(가명)이와 증조할머니가 사는 집의 방 한 군데 천장이 내려앉아 긴 막대로 받치고 있는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예림(가명)이와 증조할머니가 사는 집의 방 한 군데 천장이 내려앉아 긴 막대로 받치고 있는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예림(가명)이와 증조할머니가 사는 집의 방 한 군데 내려앉았던 천장을 수리한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예림(가명)이와 증조할머니가 사는 집의 방 한 군데 내려앉았던 천장을 수리한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천장을 고치기 전에는 못 쓰던 방을 짐 보관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전에 짐으로 꽉 차 있던 방은 예림이만의 방이 됐다. 깨끗한 책상과 침대도 새로 마련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두꺼운 이불과 전기매트, 금세 자라나는 예림이가 입을 새 패딩점퍼도 마련할 계획이다. 증조할머니는 “이제 걱정할 게 없다”고 한다. “덕분에 정말 잘 지내고 있어요.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 화가를, 아픈 할머니를 치료해주고 싶어 간호사를 꿈꾸는 예림이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저도 커서 꼭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 될래요.”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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