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장애로 만 4년째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여섯살 쌍둥이 도윤(왼쪽), 도현 형제가 지난 8월 3일 수도권의 한 어린이재활센터에서 전기치료 등을 받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6살 쌍둥이 도현이와 도윤(모두 가명)이는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요즘 한글 공부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반년 만의 노력 끝에 형 도현이는 드디어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됐다. 동생 도윤이는 아직 더디지만 형을 따라 열심히 한글을 읽으려 노력하고 있다.
도현·도윤이는 지난 8월 <한겨레> 나눔꽃 캠페인에 소개됐다. 6년 전 엄마 뱃속에서 7개월 만에 나온 쌍둥이는 두달 가까이 인큐베이터에 있었다. 엠아르아이(MRI·자기공명영상)로 찍은 쌍둥이의 뇌에는 음영이 보였다. 도윤이는 1급 뇌병변 장애와 지적 장애, 도현이는 2급 뇌병변 장애 판정을 받았다. 도현이는 하반신 마비를 겪어 보조기를 착용할 때만 잠깐 걸을 뿐, 무언가를 짚지 않고서는 제대로 설 수 없다. 하반신과 상반신에 마비가 함께 온 도윤이는 실내에선 누워 있고, 밖에선 유아차를 탄다.
<한겨레> 나눔꽃 보도 뒤 175명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760만원이 모였다. 쌍둥이 엄마(35)는 덕분에 병원비와 생활비 걱정을 덜고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다고 기뻐했다. 한 달에 쌍둥이의 비급여 치료비만 220만원이 드는데, 아빠의 월급 190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병원비를 결제한 신용카드 값도 다 갚고, 조금은 생활이 여유로워졌어요. 저번엔 애들이 먹고 싶어 하던 치킨도 드디어 시켜서 먹었어요.”
물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당장 급한 생계는 해결했지만, 중증 장애가 있는 도윤이가 입학할 수 있는 초등학교를 아직 찾지 못한 것은 엄마의 큰 걱정이다. 1년 가까이 도윤이를 위해 중도·중복 장애 학생이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알아봤지만 교육청에서는 “받아줄 수 있는 학교가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쌍둥이 엄마는 그래도 조금씩 삶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희도 어렵지만, 더 힘든 사람들도 많잖아요. 어려운 가정에 우리가 받은 도움처럼 힘이 되는 일이 많아져서 조금은 더 편안한 나날을 보내길 바라고 있어요.”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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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형 도현이가 작업치료사와 함께 가위질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