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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곽상도 빠진 자리에 김재원? 3월 재보선엔 ‘20살 후보’도 있다

등록 2022-01-03 09:59수정 2022-01-04 02:34

12월31일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만 25살→18살 피선거권 하향
“학칙·입시문제…당사자 목소리 낼것”
여전히 ‘정당가입 연령 제한’은 문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대학생 강사빈(20) 전 청년나우 발행인은 오는 3월9일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중남구는 곽상도(63)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의원직에서 물러나며 보궐선거가 치뤄지게 됐다. 국민의힘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 되는 지역이라 5060 정치인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른다. 지역언론에서는 김재원(58) 국민의힘 최고위원, 임병헌(69) 전 대구 남구청장 등을 여론조사 대상에 올리고 있다.

대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에서 엠제트(MZ)세대 구애가 뜨겁지만 지역 정가는 여전히 중장년 세상이다. 강씨 역시 두달 전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해도 출마 자체를 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했다. 지난해까지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는 피선거권을 만 25살 이상에게 부여했기 때문이다. 출마하려면 법이 바뀌어야 했다. 강씨는 당적을 둔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찾아 공직선거법 개정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호소문을 냈다.

지난해 12월 피선거권 연령을 ‘만 18살’로 하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한 강사빈(20) 전 청년나우 발행인. 강사빈 제공
지난해 12월 피선거권 연령을 ‘만 18살’로 하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한 강사빈(20) 전 청년나우 발행인. 강사빈 제공
강씨의 출마는 이제 현실이 됐다. 지난해 12월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과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 연령 제한을 현행 만 25살 이상에서 만 18살 이상으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강씨는 법 개정을 반기며 “(출마 예정인) 중·남구는 대구에서도 가장 고령화된 지역이라 젊은 사람이 어떻게 당선될 수 있겠느냐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보수의 상징인) 대구 지역에서 20살 청년이 깃발을 꽂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대구의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를 포함한 정치에 관심을 보여온 1020들이 올해 3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4월 지방선거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후보들이 말하지 않던 이야기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올해 만 18살이 되는 이재혁 정의당 경기도당 청소년위원장은 “1월부터 정식 당원이 될 수 있다. 2022년 선거를 준비할 순 있게 됐다. (출마도) 고민은 하고 있다. 선거에 청소년 후보가 나온다면 이주 아동 문제나 청소년 성소수자 문제 등 기존 후보들이 말하지 않았던 문제도 속 시원하게 던져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특성화고 정책 수다회’에 참석한 이재혁 경기도당 청소년위원장. 이재혁 제공
지난해 10월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특성화고 정책 수다회’에 참석한 이재혁 경기도당 청소년위원장. 이재혁 제공
이들은 ‘어른의 입’을 빌리지 않고 당사자로서 불합리학 학칙,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20대 비정규직 등 갖가지 청년·청소년 문제를 선거 과정에서 공론장의 주요 의제로 만들려 한다. 2016년 만 25살 피선거권 제한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던 청년진보당 손솔(26) 대표는 “만 21살에 당대표가 됐지만 출마를 할 수 없어 ‘어린 사람’이라는 무시를 받고 정치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입장을 대변할 어른을 찾아야 했는데 법 개정안 통과로 청년이 원하는 구체적인 정책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보고 싶다”고 했다.

고양시 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 ‘이든’의 홍승우(21) 사무국장도 “학생 자치를 위한 교내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연합회를 꾸렸지만, 학생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교칙 재개정이나 교육과정상 문제를 들여다볼수록 청소년이 현실정치에 참여할 수 있어야 진짜 문제 해결이 가능했다. 고3 국회의원이 탄생한다면 기존 정치권 시각에서 벗어나 당사자로서 입시 문제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다만 18살 정치인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정당 가입 연령 제한, 선거 비용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당법상 만 18살 미만 청소년은 정당 가입을 할 수 없어 당내 경선은 물론 선거 운동 등 각종 당내 활동에서 제외된다. 반면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당원 가입 연령을 법으로 정하지 않고, 정당 자율에 맡긴다. 외국처럼 10대에 정당에 가입해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청년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길은 여전히 막혀있는 것이다. 청년·청소년 정치 참여의 현실화를 위해 기탁금 등 선거비용 지원책, 청년공천할당제 등도 정당에서 고민해야 한다. 이재혁 청소년위원장은 “15살에 예비당원 형태로 정의당에 처음 들어왔는데, 당 안에서도 청소년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한 투쟁이 필요했다. 내년이 돼야 당원이 될 수 있지만 정당에서 청소년이 활동할 수 있는 권리 증진 역시 중요한 활동 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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