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오는 2월 예정된 평검사 인사에 앞서 대검 검사급(검사장급 이상)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중대재해 전문성이 있는 검사를 발탁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정부와 가깝다고 분류되는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박 장관은 5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검사장급 인사’와 관련한 물음에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지금은 콘셉트를 잡는 단계다. 검사장 인사는 제가 말씀드렸듯이 (중대재해 관련 전문가를 뽑겠다). 대검 검사급 인사는 아주 최소화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사장 인사 가능성을 내비치며 중대재해 관련 전문가를 발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장관은 “현재 광주고검과 대전고검 차장검사 등 검사장급 직위 두 자리가 비어 있다. 전진(승진) 인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최종 인사권자인 대통령께 여쭤봐야 할 것이다. 중대재해 사건 관련 전문성을 갖고 있고 관심이 높은 우수 자원을 한번 뽑아보려고 한다”고 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사장 승진 대상 기수로 사법연수원 28∼30기가 거론된다. 진재선(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김태훈(30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박은정(29기) 성남지청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특히 박 장관이 ‘중대재해 전문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진 차장검사가 유력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중대재해, 산업안전, 공안·노동 사건 수사 부서를 지휘한다. 진 차장검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차장검사과 박 지청장은 검찰 내에서 이번 정부와 가깝다고 분류되는 검사들이다. 김 차장검사는 추 전 장관 재임 시절에는 법무부 감찰과장을 지내며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징계 실무를 맡기도 했다. 현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전담수사팀을 지휘하고 있다. 박 지청장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그에 대한 감찰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대재해 전문가로 법무부 ‘중대 안전사고 대응 티에프(TF)’를 이끄는 차순길 법무부 정책기획단장도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차 단장의 사법연수원 기수가 31기라는 점에서 이번 승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인사를 앞둔 검찰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대통령 임기 말 승진 인사가 정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검사들로만 채워지면 보은 인사로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장 두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이라 승진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능력이나 자질 등에 따른 공정한 인사가 아니라, 친분에 치우친 인사가 이뤄지면 일선에서는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내부 잡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최근 이어져 온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기조가 되풀이되면 보은 인사라는 내부 반발이 터져 나올 수 있다. 임기 말 검사장 인사는 검사장 수를 줄이겠다는 현 정부의 인사 방침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현수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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