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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동바리 철거뒤 39층에 수십톤 ‘역보’ 설치…최대하중 갑절 웃돌아”

등록 2022-02-22 15:44수정 2022-02-22 15:59

한국건설품질연구원, 광주 아파트 붕괴 원인 보고서
경찰, 전문기관 의견 바탕 과실 입증 수사 박차
지난 3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201동 붕괴사고 현장에서 119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실종 노동자 6명은 8일 모두 수습됐다.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201동 붕괴사고 현장에서 119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실종 노동자 6명은 8일 모두 수습됐다.연합뉴스

신축공사 중 노동자 6명이 숨진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는 옥상 층 역보(ㅗ자 모양 콘크리트 수벽) 설치가 원인이라는 전문기관의 의견이 나왔다. 경찰도 전문가 보고서를 토대로 건설 관계자들의 과실을 입증할 방침이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2일 브리핑을 열어 “한국건설품질연구원으로부터 수십톤에 달하는 역보 설치가 붕괴를 유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2차 보고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원인에 대해 비영리 공익법인 한국건설품질연구원을 비롯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등이 과학적 검증을 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자문위원인 이성민 한국건설품질연구원 부원장은 “붕괴가 시작된 화정아이파크 201동 옥상 층인 39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 당시 바로 밑에 있는 피트층(배관이 지나가는 층)에 무게 수십톤의 역보 7개가 설치되며 하중에 취약한 피트층 바닥이 무너진 것으로 추정된다. 피트층 바닥은 2008㎏f/㎡(1㎡당 2008㎏가 가해진다는 의미)까지 견딜 수 있는데 역보가 설치된 곳의 하중은 4098㎏f/㎡에 달했다”고 전해왔다.

무량판 구조 건설 방식이 연쇄 붕괴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부원장은 “화정 아이파크는 기둥을 없애는 대신 벽이 천장과 바닥의 하중을 받는 무량판 구조로 돼 있다. 이런 구조 때문에 23층까지 연쇄 붕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무량판 구조에 대해 층간소음이 적고 내부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최근 자주 활용하는 공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공사 관계자 진술조사를 통해 역보 설치와 동바리 철거를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39층은 정원, 테라스 등을 조성하기 위해 구역별 바닥 높이가 55~150㎝로 다른데, 공사 관계자들은 55㎝ 구간은 동바리 설치가 어려워 역보를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구조진단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건설기준센터의 표준시방서를 보면 30층 이상, 높이 120m 이상 건축물을 신축할 때 콘크리트 타설을 하려면 아래 3개 층에 동바리를 설치해야 하지만 39층 타설 당시 37층, 38층, 피트층에는 동바리가 일주일 전 철거됐었다.

동바리 철거를 두고 원·하청업체 관계자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골조공사 하청업체 현장소장은 “시공사인 에이치디시(HDC)현대산업개발의 지시를 받아 동바리 철거와 역보를 설치했다”고 주장했고, 현대산업개발 이아무개 현장소장은 “하청업체가 알아서 한 일”이라고 맞섰다.

경찰은 과실을 규명하기 위해 배아무개 현대산업개발 전직 현장소장을 추가 입건해 22일 현재 총 14명을 입건했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별도로 불법 재하도급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2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사고 당시 콘크리트 타설 노동자는 현대산업개발과 하청계약을 맺은 가현건설이 아닌 펌프카업체인 영풍건설 노동자로 알려졌다. 경찰은 불법 하도급 의혹 등을 별도 수사 중이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46분께 화정 아이파크 201동 신축공사 중 붕괴사고가 일어나 39층부터 23층까지 무너지며 노동자 6명이 숨졌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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