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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장에서] 용서 빈 사과, 얼버무린 성명

등록 2006-02-19 19:28

송인걸 기자
송인걸 기자
최근 인터넷상에서 누리꾼들 사이에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은 두 개의 주제는 ‘지하철 결혼식’과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명칭 변경 문제이다.

오랜만에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었던 ‘지하철 결혼식’ 동영상은 실제로는 한 대학 연극과 학생들의 상황극으로 밝혀져 비난을 받았다. 학생들은 “소외받고 가난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려고 벌인 연극이다. 사실을 밝히지 못해 죄송하다”며 용서를 빌었다. 많은 시민들은 학생들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젊은이들의 순수성과 진심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명칭 변경 논란은 평생 김밥을 팔아 모은 재산을 기부한 할머니의 불교 이름을 회관 명칭에서 떼겠다고 학교 쪽이 밝히면서 비롯됐다. 이 대학 구성원들은 물론 많은 시민들은 “은혜를 저버렸다”고 학교 쪽을 비난하며 명칭 변경 백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학교 쪽은 이런 여론을 귓등으로 흘려들었다. “할머니의 불교 이름인 ‘정심화’는 일단 뗀 뒤 여론수렴을 하겠다” “외국에 출장을 간 총장이 돌아오면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등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다가 비난이 더욱 커지자 지난 16일에야 ‘변경 유보’ 성명을 냈다.

그러나 기증자나 학교 동문, 지역사회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명칭 변경을 완전히 포기한 것도 아니다. ‘앞으로 광범위하게 여론을 모아 결정하겠다’고 꼬리를 달아놓은 상태다. 총장은 성명 발표장에 “아프다”는 이유로 나오지 않았으나 이날 저녁 열린 한 정치인 출판기념회에는 얼굴을 내밀었다.

순수하고 정직한 학생들은 지하철 결혼식을 수습했지만, 그렇지 못한 국립대 총장은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사건을 ‘진행형’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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