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살해 뒤 농수로에 버린 20대, 징역 30년 확정

누나를 살해하고 주검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2021년 5월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친누나를 살해한 뒤 주검을 농수로에 유기한 윤아무개(28)씨가 징역 30년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윤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윤씨는 2020년 12월19일 새벽 1시50분께부터 1시간 동안 인천 남동구 아파트에서 누나 ㄴ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윤씨가 집에 늦게 들어오는 것을 ㄴ씨가 나무라면서 둘 사이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이에 윤씨는 화를 참지 못하고 새벽 2시50분께 ㄴ씨를 흉기로 숨지게 했다. 윤씨는 28일 새벽까지 ㄴ씨 주검을 캐리어 가방에 넣어 아파트 옥상 창고에 보관해오다,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인천 강화군 석모도 한 마을회관 앞 농수로에 주검을 유기했다. 가방이 물 위로 떠오를까 봐 가방 위에 페인트 통 등을 올려두기도 했다.

ㄴ씨가 연락이 두절되자 어머니는 딸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그러나 윤씨는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누나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강원도 여행을 떠났다, 집으로 돌아왔다’ 등의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어머니가 지난해 2월 경찰에 ㄴ씨를 실종 신고하자, 윤씨는 ㄴ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속여 부모에게 신고를 취소하게 했다. ㄴ씨 주검은 그해 4월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됐고, 윤씨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윤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씨 혐의를 인정하고, 윤씨가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ㄴ씨 휴대전화로 가족 등에게 ㄴ씨로 가장해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ㄴ씨 사체 발견 전까지 ㄴ씨 휴대전화를 이용한 소액결제로 게임 아이템을 사고 예금을 인출해 여행을 다닌 점’, ‘ㄴ씨 명의 보험계약으로 1천만원을 대출받은 점’ 등을 들어 “범행 과정 및 범행 뒤 드러난 윤씨 행동에서 자신의 범행에 대한 죄의식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윤씨에게 소중한 생명을 잃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평생 참회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도록 하기 위해 무거운 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윤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전광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