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 기준을 낮추기로 했다. 출국금지 요청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여성가족부는 16일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양육비 이행법) 일부개정안을 17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 기준을 현행 5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낮추고, 국외 출입 횟수 등 요건을 정비해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에 대한 출국금지 처분의 실효성을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여가부는 5∼7월 사이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등을 거쳐 오는 8월부터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앞서 여가부는 양육비를 5천만원 이상 지급하지 않은 채무자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는데 기준액이 너무 높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양육비 채무가 소액인 채무자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요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여가부는 금액에 상관없이 양육비 채무 불이행에 따른 감치명령(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두는 것) 결정 뒤 3개월 이상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을 때에도 출국금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감치명령은 양육비 채권자가 신청하면 가정법원이 결정한다. 이번 개정안 마련으로 양육비 채권이 소액인 가정도 양육비 이행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는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소득 기준을 기본 중위소득 50% 이하에서 75% 이하로 완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편 여가부는 지난 10일 양육비 채무자 22명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양육비 채무자 45명에 대해 채무자 주소지 관할 경찰서에 운전면허 정지 처분을 요청했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이번 개정으로 양육비 이행 책임성과 제도 효용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명단공개 대상자 선정 시 의견진술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 등 양육비 이행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