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신분확인 소홀로 무고한 여성 절도범 만든 검·경, 뒷북 진범 수사 나서

등록 2022-03-22 15:37수정 2022-03-22 16:11

수사기관의 신분확인 소홀로 무고한 40대 여성이 절도범으로 몰려 3년째 재판받고 있는 사건을 두고 검·경이 진범 수사 등 후속 조처에 들어갔다. 게티이미지뱅크
수사기관의 신분확인 소홀로 무고한 40대 여성이 절도범으로 몰려 3년째 재판받고 있는 사건을 두고 검·경이 진범 수사 등 후속 조처에 들어갔다. 게티이미지뱅크
경찰과 검찰이 신분확인을 소홀히 해 무고한 40대 여성이 절도범으로 몰려 3년째 재판을 받고 있다는 <한겨레> 보도(3월21일치 10면) 이후, 이들 수사기관이 진범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나섰다. 2년이 넘는 시간을 끌어오다 언론이 문제 삼자 뒤늦게 사건을 바로잡으려 한다는 점에서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재판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40대 여성 ㄱ씨의 선고공판은 다음 달 26일로 미뤄졌다. 검찰이 추가 증거제출 등을 검토하겠다며 재판부에 재판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검찰은 지난 1월 ㄱ씨가 절도범이 아니라는 취지의 대검찰청 지문·필적 감정 결과를 받고도, 지난 1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ㄱ씨에게 벌금 50만원을 구형했다.

ㄱ씨 사연이 알려지면서 검찰은 다음 달 열릴 재판에서 그에게 무죄를 구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제는 ㄱ씨에게 무죄가 선고되면, 진범까지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사건이 무죄로 결론 나면, 실제로 물건을 훔친 진범의 죄도 무죄로 결론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름을 도용당한 사람에게는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돼야 하고, 진행되는 재판의 효력은 진범에게 미쳐야 한다고 판례를 세운 바 있다.

1차 수사 때 신분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은 진범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중부경찰서 쪽은 최근 ㄱ씨를 직접 찾아가 2018년 서울 동대문의 한 상점에서 130만원짜리 운동화를 훔치고 ㄱ씨 이름을 도용한 ㄴ씨 수사와 처벌을 위해 필요한 정보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사건 진범을 다시 처벌하겠다는 입장은 확실한데,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는 현재 검찰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도 “ㄱ씨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관련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ㄱ씨는 2018년 5월 지인 ㄴ씨에게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빌려준 뒤, ㄴ씨가 저지른 절도 범죄로 기소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벌금 50만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됐다. 경찰은 절도 범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ㄱ씨 행세를 한 ㄴ씨의 신분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역시 추가 신분확인 없이 ㄱ씨에 대해 벌금 50만원의 약식명령을 구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ㄱ씨는 이 사건으로 3년째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