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에 게양된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대검찰청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사법 공약 이행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당선자의 사법분야 공약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반대 입장을 냈다는 이유로 법무부 업무보고를 돌연 취소한 인수위가 대검 업무보고에는 반색하는 모양새다.
대검은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오전 11시부터 1시간가량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했다. 이 자리에서 대검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독자적 예산편성권 △검찰 직접 수사범위 확대 등 윤 당선자 공약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수위는 이날 업무 보고 뒤 “대검은 당선자가 공약한 사항에 깊이 공감하고, 인수위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보고를 받은 인수위원들이 ‘당선자가 검찰 출신이라고 해서 검찰에 특별히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오해하거나 자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업무보고 자리에는 인수위에서는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과 인수위원인 같은 당 유상범 의원 등이, 대검 쪽에서는 예세민 기획조정부장과 권상대 정책기획과장 등이 참여했다.
인수위는 새 법무부 장관 취임 즉시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수순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수위는 법 개정 전이라도 새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 훈령 개정 등을 통해서라도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행사 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인수위는 이와 함께 이날 대검 업무보고에서 20대 대선 선거사범 대응과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대비 현황을 점검하고, 코로나19 상황에서 민생범죄 대응 등 검찰 업무 전반에 대한 보고도 받았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