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한겨레> 자료 사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한일정책협의단 일본 파견에 대해 “역사의 시계를 과거로 되돌리지 말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정의연은 19일 입장문을 내어 “역사 갈등의 씨를 뿌린 사람들이 책임지는 모습은커녕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한 투사처럼 부활한 형국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라며 “이들이 피해당사자와 국민의 의견수렴도 없이 ‘톱다운’ 방식의 협상을 진행한다면 역사는 또다시 크게 후퇴할 것”이라고 했다.
단체는 협의단의 인적 구성을 두고 정의연은 “이들은 한일관계를 파탄 낸 당사자이며, 피해자와 전 세계 시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던 ‘2015 한일합의’의 주역들”이라며 “이상덕 전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2015 한일 ‘위안부’ 합의의 당사자다. 윤덕민 씨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역임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협의단에 포함된 장호진 전 주캄보디아 대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할 당시 청와대 외교비서관이었다는 점을 짚기도 했다.
또 정의연은 ‘한일관계가 악화된 채 방치되어 왔으며, 이를 정상화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발언에 대해 “한일관계 악화의 근본 원인,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걸림돌은 강제동원과 일본군성노예제에 대한 책임 인정과 사죄는커녕 각의결정과 역사교과서 수정을 감행하며 역사적 진실을 계속 부인하는 일본 정부”라고 말했다.
단체는 “일본 정부는 부정의 가면을 그만 벗어던지고 역사적 진실을 직시하라”며 “한국의 차기 정부는 섣부른 타협으로 역사의 시계를 되돌리는 과오를 다시는 저지르지 말라”고 촉구했다.
앞서 인수위는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단장으로, 김석기 의원을 부단장으로 하는 한일정책협의단을 오는 24일부터 4박5일간 일본에 파견하기로 했다. 협의단은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장호진 전 주캄보디아 대사, 이상덕 전 외교부 동북아국장,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한일 정상 셔틀외교를 복원하고, 고위급 협의채널을 가동해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추구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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